19일 정부가 내 놓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거래량과 가격 상승 속도가 예년보다 가파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지정하고, 금융 규제 강화에 나섰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급등세를 고려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추가 규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상승률이 15주 동안 0.2%에 도달했던 반면, 올해는 단 7주 만에 같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3구를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2월 말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며,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23개 지역에서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거래량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주간 거래량이 1천 건에서 2천 건으로 증가하는 데 작년에는 13주가 걸렸지만, 올해는 불과 4주 만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3구의 경우 200건대에서 400건을 초과하는 데 단 4주밖에 걸리지 않아 매수 심리가 급격히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강남3구 외 지역 거주자의 강남3구 주택 매입 비율이 지난해 7월 이후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2월부터 반등하며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계획서 분석에서도 강남3구를 중심으로 갭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투기 수요가 다시 유입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2월 2주 저점 이후 4주 연속 상승하며 매도자 우위(100)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 전망 CSI(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던 하락세가 최근 반등하며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확대되는 분위기다.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강남·서초·송파·용산 전면 지정
이번 방안에서 우선 주목할 것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의 재지정이다. 정부는 서울 부동산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전체 아파트를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지정했다. 이번 지정은 오는 3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간 유지되며 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연장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을 매입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기성 매매는 차단된다. 정부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필요할 경우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규제 강화”
정부는 최근 기준금리가 2.75%까지 인하되면서 대출 부담이 줄어들고 유동성이 증가한 것이 부동산 시장 상승세를 부추긴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에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및 전세대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금융권의 자율 관리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정부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증가가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선순위 전세(대출)가 설정된 주택에 후순위 주담대를 받을 경우 리스크 평가를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주택자의 신규 주담대 제한과 갭투자 관련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 등의 조치도 시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불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합동 점검반을 운영하고, 편법 대출 및 허위 신고 등의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집중 기획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의 주택 매입 시 자금조달 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엄격히 심사하여 부적절한 자금 출처가 발견될 경우 즉각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한, 부양가족·실거주 여부 확인 절차를 강화하여 부정청약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정부 관계자는 “현재 집값 상승 속도와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며 단기간 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거래량 증가와 갭투자 유입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시장 안정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소영 동아닷컴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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