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반 16년 정권 밀어낸 머저르 총리
대통령 향해 ‘꼭두각시’ 비판 사퇴 요구
대통령, SNS로 “직 유지할 것” 거부 밝혀
새 정부·기존 정치 사법체제 충돌 본격화
헝가리의 머저르 페테르 신임 총리가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의 ‘꼭두각시’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한 터마슈 슈욕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정권 교체 이후 최대 정치적 충돌이 현실화됐다.
1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슈욕 대통령은 페이스북 영상 메시지를 통해 “국가원수로서의 책무는 직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과 유럽의 법적 규범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며 “정부와 협력해 헝가리의 이익을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머저르 총리는 지난 4월 총선 압승 이후 슈욕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해왔다. 그는 지난달 31일을 사퇴 시한으로 제시하며 응하지 않을 경우 헌법 개정을 포함한 후속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헝가리 대통령직은 의회가 선출하며 권한도 제한적이다. 다만 법안을 의회로 되돌려 재심의를 요구하거나, 헌법재판소에 위헌 심사를 요청할 수 있어 정치적 상징성과 견제 기능을 갖고 있다.
슈욕 대통령은 오르반 대통령의 권력 집중 과정에서 견제 대신 침묵을 선택해 비판받아 왔다. 특히 사법부 독립 훼손 논란과 언론·시민단체 압박, 2024년 정권을 흔들었던 아동보호시설 성범죄 은폐와 사면 스캔들 과정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머저르 총리는 슈욕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신속히 제도를 개편해 사퇴하게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머저르 총리가 이끄는 티서당은 총선에서 개헌선인 의회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해 필요할 경우 헌법 개정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오르반 시대의 정치·사법 체제를 해체하려는 새 정부와 이를 방어하려는 기존 권력 구조 간 첫 본격 충돌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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