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49〉 [AC협회장 주간록59] 초기투자 회복, 액셀러레이터가 다시 중심에 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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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49〉 [AC협회장 주간록59] 초기투자 회복, 액셀러레이터가 다시 중심에 서야 할 때

올해 1분기 벤처투자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반등 조짐을 드러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 결성 동향'에 따르면, 신규 벤처투자는 총 2조622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벤처펀드 결성 규모도 3조741억원으로 20.6% 늘었다. 이는 2022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며, 인공지능(AI) 열풍과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가 투자 시장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창업 3년 이내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증가다. 2023년까지 2년 연속 감소세였던 초기기업 투자는 2025년 1분기 7252억원으로 무려 81.7%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반등을 넘어 벤처생태계의 재도약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초기기업은 통상 사업 모델과 시장성, 조직 구성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투자를 유치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가 바로 액셀러레이터(AC)다.

AC는 초기 스타트업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며, 초기 시장 진입과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검증해낸다. 투자자는 보통 리스크 회피적 성향을 지니기에, 이들이 단독으로 초기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AC는 민간-공공-벤처캐피털(VC) 간 투자 브릿지이자, 초기기업 생존율을 높이는 인큐베이터로 기능해왔다.

이번 통계에서도 확인되듯, 1분기 피투자 기업 수는 오히려 12.8% 감소했으나 평균 투자금은 53.6% 증가해, 선택과 집중 방식의 대형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AI와 바이오 기반의 딥테크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 이러한 고위험·고기술 영역에서 초기 기업의 실질 역량을 판별하고 사전 검증하는 과정에서 AC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벤처펀드 결성 측면에서도 민간 출자가 31.1% 늘어나며, 모태펀드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연기금, 금융기관, 일반법인 출자가 모두 증가했으며 이는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의 기술기반 성장 기업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이 또한 초기투자 단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전 보육 시스템과 전문 투자기관의 큐레이션이 필수임을 의미하며, 다시 한번 AC 가치를 입증하는 대목이다.

다만 중기부가 지적했듯 1분기 수치만으로 회복을 단언하기는 어렵다. 투자 트렌드의 왜곡 가능성, 딜 수의 축소, 개별 딜의 특성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초기기업 발굴 및 후속 성장을 설계하는 AC의 중간 플랫폼 역할이 중요해진다. 단기 지표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자로서의 AC 역량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책적 고려가 병행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벤처투자 시장의 회복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 회복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담보하려면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시장 전환기에서 검증과 리스크 완충, 성장 설계라는 핵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AC 생태계의 역할 강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초기투자는 단순한 통계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미래에 대한 선제적 신뢰의 표현이며, 이 신뢰의 첫 출발점은 AC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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