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통으로 돌봄 서비스…광주다움 통합돌봄, 2만3280명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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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관계자가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제24회 일본 케어매니지먼트학회 학술대회에 참가해 광주형 통합돌봄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 관계자가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제24회 일본 케어매니지먼트학회 학술대회에 참가해 광주형 통합돌봄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에 사는 청년 A 씨(22)는 지난해 초까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엄마를 모시고 친척 집에 살았다. A 씨는 “친척에게 폭언·폭행까지 당하고 길거리로 쫓겨났다”고 호소했다. 쫓겨난 A 씨의 손에는 옷가지가 들어있는 황금색 보자기와 엄마 명의 청약통장 400만 원이 전부였다.

기초생활 수급 가정이던 A 씨 가족은 월세방을 얻고 나니 빈털터리가 됐다. A 씨는 동네 통장의 도움을 받아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신청해 식사 서비스 등을 지원받았다. 이후 취업했고 올해 영구임대 아파트에 입주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광주의 한 구청 사회복지공무원 권미진 씨(42)는 “A 씨가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지원받아 직장생활을 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되찾았다”며 “A 씨 가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2023년부터 시행됐다. 시민 누구나 돌봄이 필요하면 소득, 나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돌봄이 필요하면, 증빙서류 없이 누구나 전화 한 통으로 돌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A 씨 사례처럼 통장 등 이웃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신청하지 않아도 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해 위기 사례를 발굴해 지원한다. 기존 돌봄 시스템의 ‘신청주의’와 ‘선별주의’를 과감히 탈피했다. 기존 제도권 돌봄 서비스와 연계하지만, 틈새에는 광주만의 복지나 긴급 돌봄 서비스를 한다.

광주지역 96개 동행정복지센터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SOS 요청이 접수되면, 공무원 364명이 위기가정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한다. 이후 마련된 지원 대책에 따라, 65개 민간기관의 직원 768명이 식사, 청소, 방역 등 13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2023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26개월 동안 2만 3280명에게 도움의 손길을 줬다. 공무원들은 같은 기간 위기가정 5만5228명을 찾아가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물론 각종 국가지원 상담 등도 했다. 이처럼 이 제도는 돌봄 공공서비스와 책임을 강화했고 보편적 복지 향상에 기여했다. 정영화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최근 광주다움 통합돌봄에 방문간호, 방문구강교육 등 의료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일본의 권위 있는 학술대회에 초청돼 국제무대에서 주목받았다.광주시는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제24회 일본 케어매니지먼트학회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여해 광주형 통합돌봄 체계를 소개했다고 30일 밝혔다.

노인 인구 비율이 29.6%에 달하는 일본은 국가의 체계적인 돌봄 정책을 이끄는 복지선진국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에서 한국의 지방정부 정책을 벤치마킹 사례로 초청한 것은 드문 일이다.

일본 케어매니지먼트학회는 한국 장기요양보험의 모델이 된 일본 개호보험 제도의 설계에 참여한 시라사와 마사카즈 교수(일본 국제의료복지대학교)가 이끄는 기관이다. 광주시는 학술대회에서 복합적 문제나 거부·고립, 제도 밖 사각지대에 놓인 지원 곤란 사례를 중심으로 광주다움 통합돌봄 체계의 운영과 현장 경험을 설명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앞서 지난해 정부혁신 왕중왕전 대통령상을, 2023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국제도시혁신상을 수상했고 한국사회복지학회, 한국정치사상학회 등 연구단체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통합돌봄의 확대와 돌봄통합지원법 정착 등으로 광주가 대한민국 인공지능(AI) 돌봄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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