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산업 재건을 위한 공동 펀드를 일본과 함께 설립한다. 전쟁으로 파괴된 산업 기반을 복구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약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미국·유럽·일본 등 민간 투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소볼레프 경제·환경·농업 장관은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일본 국책은행인 국제협력은행(JBIC), 국제협력기구(JICA) 등에 산업 부흥을 위한 보조금 지원과 장기 대출을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25일부터 폴란드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일본과의 공동 펀드는 수십억 엔 규모로 조성된다. 협력 대상에는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중공업, 도시바 등이 포함된다. 소볼레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기업이 일본 기업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조달 조건에 대한 협의도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침공 장기화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및 산업 인프라는 큰 피해를 입었다. 생산 설비 피해 규모는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다수 기업이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볼레프 장관은 특히 "에너지 인프라 현대화, 교통망 구축, 광물 자원 개발, 친환경 기술, 농산물 가공 등 분야에서 일본과 협력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히타치는 송배전 설비와 철도 시스템 등 사회 인프라 전반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며, 유럽 현지 자회사인 히타치 에너지를 통해 재건 사업 참여 기반도 갖추고 있다. 도시바는 전력망 및 변전 설비, 분산형 전원 시스템 등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쓰비시중공업은 발전 설비와 산업 인프라 전반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스즈자동차는 유럽 시장에서 트럭과 버스 판매 확대 가능성이 있으며, 재건 과정에서 차량 공급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유엔과 세계은행,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동으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재건 비용은 약 588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각국 정부 재정만으로는 충당이 어려운 규모로, 민간 자본 유치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재건 투자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과 함께 사모펀드 투자용 ‘플래그십 펀드’를 설립 중이며, 유럽 주요국이 출자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경제적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 참여를 이어가고 있으며, 양국은 광물 자원 공동 개발을 포함한 경제 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본격적으로 투자 프로젝트 모집에 나서고, 대규모 민영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화학·비료 기업과 티타늄 광산 등 주요 국영 자산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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