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도 방 3개에 화장실 2개…‘新 국민평형’ 존재감 우뚝

1 week ago 7

서울 시내 아파트. 2025.06.05. 뉴시스

서울 시내 아파트. 2025.06.05. 뉴시스
연말 입주할 예정인 서울 송파구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지난해 10월 분양 당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268 대 1에 달했다. 조합원 물량을 뺀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43~104㎡ 네 종류로 공급됐다. 이 가운데 전용 59㎡ 경쟁률이 591 대 1로 가장 높았다. 전용 84㎡ 경쟁률(342 대 1)도 전체 경쟁률보단 높았지만 59㎡에는 못 미쳤다.

● 전용 84㎡보다 잘 팔리는 전용 59㎡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국민평형’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전용 59㎡(24평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50년 넘게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34평형)를 밀어내고 신(新) 국민평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용 59㎡의 인기는 분양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10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 아파트 전용 59㎡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23.34 대 1로, 전용 84㎡(12.97 대 1)의 약 1.8배 수준이었다.

전용 59㎡ 가격 상승세가 전용 84㎡를 웃돌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3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소형(전용 40㎡ 초과 6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중형(전용 60㎡ 초과 85㎡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보다 높았다.

전용 59㎡가 새로운 국민평형으로 떠오른 건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전용 84㎡가 국민평형이 된 건 1970년대 정부가 전용 85㎡(25.7평) 이하를 국민주택 규모로 규정한 게 시초였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당시 정부는 1970년 국내 평균 가구원 수(5.2명)에 1인당 최저 주거면적(5평)을 곱한 값(26평)을 국민주택 규모의 상한선으로 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후 저출산과 가구 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며 2023년 기준 국내 평균 가구원 수는 2.2명으로 떨어졌다. 전용 84㎡짜리 집이 필요한 가구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 1인 가구 늘고 분양가 높아진 영향도설계 혁신에 힘입어 실제 사용하는 면적이 늘어난 점도 전용 59㎡의 인기가 늘어난 요인이다. 과거 아파트 전용 84㎡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방 3개와 화장실 2개짜리 평면은 이미 전용 59㎡에서도 대세로 굳어졌다. 올해 11월 입주 예정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전용 59㎡는 일반분양 기준 10채 중 8채 꼴로 방 3개와 화장실 2개를 갖췄다. 2006년 발코니 확장 공사가 합법화하면서 실제 사용 면적은 더욱 늘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발코니 확장 시 실제 사용 면적은 3~5평 가량 늘어나 신축 전용 59㎡의 실제 사용 면적은 구축 전용 84㎡와 큰 차이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분양가가 크게 오른 점도 전용 59㎡ 수요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약 14억5000만 원이다. 전용 59㎡ 분양가는 11억 원대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는 평균 10억 원, 강남은 20억 원을 넘었다”며 “다수의 수요자들이 지불 가능한 금액대의 아파트 평형수가 이제 전용 59㎡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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