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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미국 관광산업이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입국 규제 강화와 비자(ESTA) 수수료 인상 등 여파로 미국 관광 산업이 직견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어리즘이코노믹스는 2025년 미국 국제 관광객이 8.2%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2024년 12월 발표된 ‘9% 증가 예상’과 정반대 결과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미국이 2025년 현재, 조사 대상 184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국제 관광객이 줄어든 나라라고 밝혔다.
관광객 감소는 지출 감소로 직결됐다. 투어리즘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예상 관광 수입은 1690억 달러(236조원)로, 기존 예상치였던 1840억 달러(256조원)보다 150억 달러(20조원)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올해 미국 내 소비는 지난해보다 4% 이상 줄었고, 금액으로는 약 83억 달러(11조원) 손실이 예상된다. WTTC는 그 손실 규모가 최대 125억 달러(17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충격파는 주요 관광 도시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라스베이거스는 6월 방문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1.3%나 줄어든 309만 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인 방문객 수는 1만 1708명으로, 지난해보다 23% 감소했다. 호텔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평균 점유율은 78.7%로 6.5%포인트 하락했고, 가용 객실당 수익은 무려 13.8% 급감했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관광산업 침체는 미국 지방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는 구조적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30일부터 미국 무비자 방문에 필요한 전자여행허가제(ESTA) 수수료도 2배로 올린다. 이로써 ESTA 수수료는 현재 21달러(약 3만 원)에서 40달러(약 5만 6000원)로 인상된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수수료 인상 조치 발표 후 2025년 해외여행 증가율을 당초 예상치인 10%에서 3% 감소한 7%로 조정했다. 아란 라이언(Aran Ryan) 투어리즘 이코노믹스 산업 연구 책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국 규제 정책으로 인한 타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행정부 임기 내내 관광 산업 침체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