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건전성 강화 기조로 최근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줄였다. 대신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 대출을 늘려오면서 중소기업의 대출 절벽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개사의 작년 기업자금 대출 잔액은 49조5526억원으로 전년 58조9982억원보다 16.0% 줄었다. 기업자금 대출은 2022년 68조186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58조9982억원, 2024년 49조5526억원으로 2년 연속 줄어들었다.
저축은행 기업자금대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대출은 작년 46조3801억원으로 전년보다 17.2% 감소하며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도 2022년 65조397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56조258억원, 2024년 46조3801억원으로 2년 연속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대기업 대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3조1724억원으로 전년보다 규모가 6.7% 커졌다. 최근 5년간 대기업 대출은 계속해서 늘어나지만,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비중도 달라지고 있다. 전체 기업자금 대출에서 대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4.1%에서 작년 6.4%까지 확대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량한 대기업 위주로 대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가는 기업의 리스크 부담은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작년 12.8%로 전년말 대비 4.8%포인트 늘어났다.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PF 영향으로 저축은행 건설업 대출이 크게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기업대출금을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대출이 지난해 5조172억원으로 전년보다 30.2% 크게 줄었고, 도매·소매업도 같은기간 4조9265억원으로 28.2% 감소했다. 부동산업도 19조8309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위축됐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저축은행업권에 대해 “부동산PF 부실, 연체율 악화에 따른 건전성 강화를 위해 보수적인 영업이 지속되며 여신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압박 등으로 부동산PF 자산건전성과 대손부담이 이어지면서 여신 성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