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 박모 씨는 최근 팔을 들어 올릴 때 뻐근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셔츠를 입거나 머리를 감는 일상적인 동작이 불편해졌고, 밤에는 통증이 심해져 자주 깨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낫는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병원에 가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팔을 쓸 수 없게 됐다.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은 흔히 자연스럽게 호전된다고 알려진 어깨 질환이다. 실제로 일부 환자들은 1~2년 안에 회복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료진은 회복 기간 동안 나타나는 통증이 환자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며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오십견의 대표적인 특징은 두 가지다.▲ 능동적·수동적 운동 제한 : 스스로 팔을 들어도 올라가지 않고, 남이 들어줘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
▲ 야간통 : 밤에 통증이 심해지면서 수면을 방해하고, 잠결에 무심코 팔을 움직였다가 극심한 통증에 깜짝 놀라 깨는 경우. 많은 환자가 이 시기를 가장 힘들어한다.
연세스타 정형외과 전문의 민슬기 원장은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며 좋아질 수 있지만, 그 사이 관절이 굳고 근력이 약화되면 회복이 더 어려워진다”며 “단순히 참기보다 통증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회복을 함께 목표로 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주사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인다. 이후 통증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도수치료나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 유연성을 회복시킨다.
관절을 움직이는 운동이 필요하지만,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운동을 시도하기조차 어렵다. 또한 무리한 운동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지도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이 줄어들고 시작할 수 있는 자가 운동으로는 ▲ 공원 도르래 운동 기구 이용 ▲ 수건이나 막대를 활용한 스트레칭 ▲ 벽 타기 운동 등이 있다. 처음부터 무리해서는 안 되며, 단계적으로 범위를 늘려야 한다.민 원장은 “오십견은 참는다고 좋아지기보다는 치료하면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운동 치료를 병행하면 회복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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