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지인 코트디부아르에 가뭄이 들면서 코코아 중간 작황이 4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현지 코코아 수출업체들은 이번 중간 수확기(4~9월) 수확량을 28만~30만톤(t)으로 예상했다. 지난 중간 작황보다 44% 규모 감소한 양이다. 지난 10년 간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중간 작황은 평균 55만t에 달한다. 코코아는 서아프리카를 기준으로 10월~3월이 주수확기, 4~9월이 중간수확기이며 생산량은 주수확기가 더 많다.
코트디부아르 코코아 중간 작황이 감소 조짐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부터 긴 가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코코아 수출업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가뭄이 생산량 급감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코트디부아르에 폭우가 내리며 병충해가 확산해 생산량이 줄었는데, 올해는 반대로 건조한 기후로 생산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뭄으로 인해 코코아 첫 수확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코트디부아르 서남부 산페드로의 한 수출업자는 "11월이나 12월쯤이면 나무와 들판에서 중간 크기 콩이 달려야하지만 지금은 꽃과 작은 꼬투리가 소량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동남부 아비장의 수출업자는 "겨우 한 두개의 꼬투리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코코아 꽃이 성숙한 꼬투리가 되려면 22주가 걸리므로 상당히 수확이 지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코코아는 전거래일보다 2.32% 오른 톤(t)당 8053.56달러에 거래됐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 말 역대 최고 수준인 1만2000달러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다만 워렌 퍼테슨 ING 원자재 수석책임자는 코코아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코트디 부아르 중간 작황이 약 30만t으로 줄더라도 주수확기 생산량이 늘어 2024~2025 시즌 총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ING는 가나와 에콰도르 공급이 각각 13%, 12%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이번 시즌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98% 증가한 484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