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한국시리즈, 올해는 월드시리즈...2년 연속 우승 도전하는 라우어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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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

월드시리즈를 하루 앞둔 2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있는 로저스센터에서 만난 에릭 라우어(30)는 월드시리즈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흥분과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 월드시리즈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무대고, 커리어 내내 이 하나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제 그 무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에릭 라우어는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캐나다 토론토)= 김재호 특파원

에릭 라우어는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캐나다 토론토)= 김재호 특파원

참으로 굴곡이 많은 커리어였다. 한때 150이닝 이상 던지며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기도 했지만, 지독한 부진을 경험하기도 했고 지난 시즌에는 시즌 도중 태평양을 건너기도 했다.

지난해 그는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트리플A에서 뛰던 그는 시즌 도중 KBO리그 KIA타이거즈에 합류했다. 정규시즌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93으로 냉정히 말해 인상적인 성적은 아니었지만, 한국시리즈에 등판하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그는 올해는 메이저리그에서 우승 반지에 도전한다. 2년 연속 각기 다른 나라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것.

“그런 경우가 또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말을 이은 그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몇년간은 내게 있어 격동의 시기였다. 한국에서 뛸 기회를 얻고 우승까지 경험했고 이제는 여기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에 도전한다. 2년간 다른 두 나라에서 우승반지라, 정말 미친 스토리가 될 거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누군가 지난해 당신에게 다가와서 1년 뒤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고 말하면 어땠을 거 같은가?’라고 묻자 “아마도 크게 웃으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라고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말 꿈이 실현된 순간이다. 멋지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도 정말 믿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마치 월드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거 같았다. 나는 준비됐다. 더 신나고 재밌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라우어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뛰었다. 사진= MK스포츠 DB

라우어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뛰었다. 사진= MK스포츠 DB

짧았지만,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던 한국 생활, 그는 여기서 무엇을 배웠을까?

이 질문에 그는 “많은 것을 배웠다”며 말문을 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야구 선수로서 자신감을 얻은 것이었다.

“새로운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일을 해내는지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얻었다. 몇년간 나는 이곳에서 뛰면서 기복이 심하고 정체된 모습이었다. 내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다가 한국에 간 것이었다. 그곳에서 코치진과 동료들이 내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 자신감으로 오프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고 이번 시즌 이곳에서 보여줄 수 있었다.”

2025시즌 라우어는 트리플A를 거쳐 빅리그에 콜업, 28경기에서 104 2/3이닝 던지며 평균자책점 3.18의 좋은 성적을 내며 팀의 지구 우승에 기여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이 지금의 성공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선발 투수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루틴, 그리고 꾸준함이다. 야구에 있어서도 매일 가능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5~6일에 한 번씩 기회를 얻을 수 있음을 알고 준비하는 것은 루틴만이 아니라 자신감에도 도움이 됐다고 본다. 팀에서 내가 이곳에 남아 있을만큼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있고, 매 번 내게 뛸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했다”며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라우어는 이번 시즌 토론토의 지구 우승에 기여했다. 사진= The Canadian Press via AP= 연합뉴스 제공

라우어는 이번 시즌 토론토의 지구 우승에 기여했다. 사진= The Canadian Press via AP= 연합뉴스 제공

야구 외적인 면에서도 그에게는 배울 것이 많은 생활이었다. “그곳의 전반적인 문화에 대해 많이 배웠다.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따뜻하고, 친절했으며 호의적이었다. 한국말도 조금 배웠다.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것이 재밌었다. 음식은 경험해본 것 중 최고였다. 내가 그렇게 김치찌개를 좋아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쌈장’이라 불리는 찍어먹는 소스도 정말 좋았다. 제조법을 찾으려고 했을 정도였다. 어떤 음식이든 쌈장에 공깃밥만 있으면 끝이었다. 여기에 삼겹살도 있으면 최고였다.”

경기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마치 파티를 하는 거 같았다”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MC와 DJ 치어리더가 경기 내내 응원을 주도하고 팬들은 일어나서 타자마다 응원가를 불렀다. 메이저리그도 참고해야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그런 점에 대해서는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KBO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 경기장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과는 다른 열광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1993년 이후 처음으로 토론토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분위기도 뜨거울 것이다.

그는 “월드시리즈 분위기도 한국과 비슷하지 않을까? 여기서도 관중들이 타자마다 응원가를 불러줄지는 모르겠지만, 열광적인 분위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토론토(캐나다)=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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