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경력이 화려한 LG 요니 치리노스, 두산 콜어빈, 롯데 터커 데이비슨, KIA 아담 올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제공
메이저리그(MLB) 출신 투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KBO리그에는 화려한 MLB 경력의 신규 외국인투수가 적지 않다. 2019년 탬파베이 레이스의 풀타임 선발로 뛴 요니 치리노스(32·LG 트윈스)와 2021년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10승 투수로 활약한 콜어빈(31·두산 베어스)이 대표적이었다. 여기에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운 터커 데이비슨(29·롯데 자이언츠)과 지난해 마이애미 말린스의 선발로 뛰던 아담 올러(31·KIA 타이거즈)의 경력도 눈길을 끌었다.
개막 이후 세 달간 이들 4명 사이에선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MLB 경력이 가장 짧은 올러의 적응력이 가장 눈에 띈다. 올러는 16경기 8승3패, 평균자책점(ERA) 3.03, 이닝당 출루허용(WHIP) 1.05로 활약했다. 그는 지금껏 5이닝을 못 채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꾸준했다. 올러는 “처음 경험하는 리그여서 개막 직후에는 적응해야 할 게 있었지만, 이제는 타자들을 상대로 어떤 투구를 해야 할지 정립이 됐다”고 말했다.
콜어빈은 올러에 비해선 적응이 늦었다. 5월 한 달간 5경기 1승3패, ERA 6.57, WHIP 1.62로 부진한 탓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도 있다. 그는 복귀 후에도 지난달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2경기 연속 4회 이전 강판되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2일 잠실 삼성전에선 다시 5.1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모두 자존심을 내려놓고 적응한 결과였다. 콜어빈은 “투구판을 밟는 위치도 바꾸고, 손의 위치나 구종의 움직임을 비롯해서 많은 것들을 조정했다”며 “앞으로도 팀의 도움을 받아 보완할 점은 계속 보완하며 적응하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데이비슨과 치리노스의 입지는 좁아졌다. 데이비슨은 5월 18일 사직 삼성전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둔 뒤 평범한 투수가 됐다. 5월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7경기에선 승리 없이 4패, ERA 6.32, WHIP 1.78로 고전했다. 최근 4경기에선 매 경기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의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외국인투수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데이비슨에게는 위기 상황을 이겨낼 내공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치리노스의 상황은 데이비슨보다 더 암울하다. 데이비슨이 그나마 반등의 조짐을 보이는 반면, 치리노스는 줄곧 하향세를 타고 있다. 한 달간 5경기 3승1패, ERA, 1.16, WHIP 0.81로 맹활약한 4월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치리노스는 5월(ERA 4.50·WHIP 1.23)에 이어 지난달(5.20·1.63)에도 내리막을 걸었다. 최대 장점으로 꼽히던 투심패스트볼, 스플리터 등의 지저분한 공끝도 밋밋해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29일 잠실 LG전에서 치리노스를 상대로 3안타를 친 KIA 고종욱도 “첫 대결이었는데, 듣던 것과 달리 당시에는 공끝의 움직임이 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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