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이소미, LPGA 투어 첫 우승 합작…“혼자였다면 할 수 없었을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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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 FR 8언더파 합작
톰슨·캉과 연장전 치러 3m 버디 잡고 우승
메인 후원사 못 구했던 임진희·이소미의 반전
작년 나란히 미국 무대 입성해 2년 차에 ‘첫 우승’
역전 우승 노렸던 박성현·윤이나 공동 18위

  • 등록 2025-06-30 오전 7:44:55

    수정 2025-06-30 오전 7:44:55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임진희와 이소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총상금 330만달러)에서 마침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왼쪽부터 임진희와 이소미(사진=AFPBBNews)

임진희·이소미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2타를 합작했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임진희·이소미는 렉시 톰슨·메건 캉(미국)과 공동 선두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고, 18번홀(파3)에서 이뤄진 연장 첫홀에서 임진희가 3m 버디에 성공해 파에 그친 톰슨·캉을 꺾고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 상금은 80만 5381달러(약 10억 9000만원)로 임진희와 이소미가 약 40만 2690달러(약 5억 4000만원)씩 이를 나눠 갖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6승 임진희와 5승 이소미는 지난해 LPGA 투어 신인상 랭킹 2위와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 상금 랭킹은 임진희가 37위, 이소미가 21위였다. 지난해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은 임진희 준우승(작년 11월 안니카 드리븐), 이소미 3위(올해 6월 마이어 클래식)이었다. 이제 LPGA 투어 최고 성적이 우승으로 바뀌게 됐다.

이들은 ‘섬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제주도 출신 임진희와 완도 출신 이소미는 팀 이름을 ‘BTI’(Born To be Island)라고 지었다. 이소미는 “KLPGA 투어에서 함께 뛴 임진희가 좋은 선수인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같이 경기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임진희는 “당연히 기쁘게 승낙했다”고 응답했다. 이소미는 드라이버 샷을 똑바로 치고 임진희는 아이언 샷이 완벽해 좋은 팀워크를 자랑한다고 만족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나란히 LPGA 투어에 데뷔했는데 올해 시즌 시작을 시작하고도 메인 후원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골프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가 후원사들이 최근엔 LPGA 투어 선수들을 선호하지 않았고, 작년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진희는 4월이 돼서야 신한금융그룹의 후원을 받았고, 이소미는 아직도 민무늬 모자로 경기한다. 그런 2명이 힘을 합쳐 LPGA 투어 첫 우승이라는 반전을 일궜다.

1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4라운드를 시작한 임진희·이소미는 전반 임진희의 맹활약과 후반 이소미의 분전으로 찰떡 호흡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는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베스트볼’(포볼) 방식으로 치러졌다.

임진희가 1번홀(파4) 버디, 3번홀(파5), 버디 5번홀(파5) 버디, 7번홀(파3)과 8번홀(파4) 버디 등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5개를 잡으며 매서운 경기를 펼쳤다.

임진희가 10번홀(파4)부터 13번홀(파3)까지 주춤할 때는 이소미가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았다. 이소미는 앞서 5번홀(파4)과 7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기록했다.

14번홀(파4)과 17번홀(파4)에서 동시에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였던 렉시 톰슨·메건 캉(이상 미국)과 공동 선두가 된 이들은 마지막 18번홀(파3)에서 끝내기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5m 거리에서 먼저 버디를 시도한 임진희의 퍼트가 홀을 아쉽게 훑고 지나갔고, 이소미의 퍼트도 홀 오른쪽으로 외면하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왼쪽부터 임진희와 이소미(사진=AFPBBNews)

연장전은 공 1개를 같은 팀 2명이 번갈아 치는 ‘얼터너티브 샷’(포섬) 방식으로 진행됐다. 18번홀(파3) 티샷은 이소미보다 톰슨이 더 가깝게 붙였는데, 임진희가 먼저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캉의 더 짧은 2m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임진희와 이소미가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는 ‘2인 1조’ 팀 경기여서 세계 랭킹 포인트나 올해의 선수, 신인상 포인트 등은 주어지지 않지만 LPGA 투어 공식 우승으로 인정되고 향후 2년 시드도 받는다.

이로써 임진희·이소미는 김아림(2월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김효주(3월 포드 챔피언십), 유해란(5월 블랙 데저트)에 이어 올 시즌 4번째 한국인 챔피언이 됐다.

임진희는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혼자였다면 우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내년에 다시 이 대회에 나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소미 역시 “우리 모두 작년에 힘든 루키 시즌을 보냈다. 이번 우승이 너무 행복하고 믿기지 않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3라운드까지 2타 차 공동 4위에 올라 역전 우승을 기대했던 박성현·윤이나는 마지막 날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18위(13언더파 267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성현이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3개를 범했고, 윤이나도 버디 3개를 기록했지만 보기 2개, 더블보기 이상 스코어도 한 번 적어내는 등 앞선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왼쪽부터 박성현, 윤이나(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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