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가 앞당긴 숙련기술 르네상스[기고/이우영]

1 day ago 4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지난달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역대 최대인 50만4000명을 기록했다. 지금 청년은 이전 세대보다 고학력과 고스펙을 갖추었지만 이에 상응하는 청년들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냥 쉬었음’이 일상화되면 청년기의 경력 단절이 중년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미래에 도전할 수는 없을까.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으로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변해가고 있다. 그중 하나로 로봇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소셜 스킬을 갖춘 숙련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 중국의 차세대 AI 발전계획, 프랑스의 AI 팩토리 등 각국은 ‘AI+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한 인적 자원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예비 숙련 기술인들이 산업현장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야 한다.

독일은 대표적인 기술강국이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무작정 대학에 가기보다 자기 적성에 맞는 전문 직업교육을 받고 산업현장에 진출한다. 이들은 기업에서 꾸준히 숙련 형성을 통해 미텔슈탄트라 불리는 초일류 중소·중견기업의 든든한 근육이 되고 있다. 한국은 2010년부터 시작한 산업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마이스터고 등 학교가 있다. 전국에 57개가 있으며 직종도 항공, 게임, 바이오, 로봇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해 취업률은 72.6%, 6개월 유지 취업률은 88%에 이른다. 하지만 산업현장 진출보다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거대 언어모델 기반 AI의 발전은 역설적으로 고숙련 기술 인력에 대한 확대를 가져오고 있으며, 새로운 숙련기술 르네상스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스터고가 고숙련 스킬 인재 육성의 핫 플레이스가 되도록 창의적 교육기법 도입과 경험이 풍부한 교사진 확보 등 체계적인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해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전 세계 청년 인재의 경연장인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0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하며 종합 2위를 달성했다. 특히 신규 도입된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웹 기술 직종은 4연패를 달성했다.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스킬 DNA’를 입증한 것이다.

지방기능경기대회는 이런 미래 기술 명장이 움트는 공간이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51개 직종, 4649명의 청년이 7일부터 11일까지 기량을 겨룬다. 지방기능경기대회는 예비 숙련 기술인이 되는 첫 무대다.

어떤 직업 분야든 끊임없는 노력과 준비, 고숙련 스킬, 그리고 도전과 실패를 통한 성장은 성공의 필수 요소다. 예비 숙련 기술인들이 기술의 숙련도를 지속적으로 높이도록 우리 모두 응원하며 대한민국 ‘숙련 기술 르네상스’를 함께 열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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