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투자 종목, 스테이블코인 수혜주로 李정부 들어 급등

17 hours ago 4

차명보유 의혹 카카오페이-네이버-LG CNS
거래 들통 전 5일새 최고 62% 주가 상승
원화 스테이블코인, 李대통령 대선 공약
민주당도 관련 법안 발의해 분위기 고조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제기된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의 건 투표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5.8.5/뉴스1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제기된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의 건 투표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5.8.5/뉴스1
이춘석 의원이 보좌진 명의로 차명 거래한 의혹을 받는 주식들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대 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경제2분과장을 맡았던 이 의원이 이재명 정부에서 산업 육성을 강조한 가상자산이나 인공지능(AI) 주식에 투자한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 의원이 차명으로 보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카카오페이, 네이버, LG CNS 주식은 이재명 정부 출범(6월 4일) 이후 이번 문제가 불거진 5일 사이에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카카오페이 주가는 62.0%, LG CNS 39.5%는 카카오페이는 2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이 세 종목의 주식을 총 1억 원 상당 보유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한 온라인 매체가 5일 보도한 이 의원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카카오페이 537주, 네이버 150주, LG CNS 420주가 담겨 있었다.

세 종목은 모두 스테이블코인 수혜주로 이재명 정부 들어 주가가 급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1달러=1코인’으로 실물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중심으로 확산하자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병덕, 안도걸 의원 등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와 카카오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각각 5개, 6개 출원하며 정식 도입 이전부터 준비에 나섰다. LG CNS의 경우에는 한국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증사업인 ‘프로젝트 한강’의 기술 총괄을 맡아 가상자산 주도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와 LG CNS는 AI 수혜주로도 평가받는다. 정부가 AI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4일 선정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자에 LG AI 연구원과 네이버클라우드도 선정됐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LG CNS는 해당 프로젝트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이 가상자산과 AI 관련 주식에 투자해 이익을 냈다면 이는 이해충돌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과학, 기술, 정보통신 분야 정책 기획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장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해당 종목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정책이나 결정을 미리 알았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 의원이 5일 사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면 추후 법사위로 넘어올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도 심사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주식 양도소득세 논란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여당 4선 의원의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진 것은 불붙은 개미투자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정책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국내 증시에서 차명거래 등 현행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이득을 취하려 했다면 일반 투자자들이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