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원 샤넬백 논란 金, ‘HOPE’ 적힌 9만원 에코백 들고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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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첫 출석] 역대 대통령 부인으로 첫 공개출석
10분 넘긴 오전 10시10분경 도착… 굳은 표정으로 포토라인 앞에 서
“진심으로 죄송” 15초 사과 발언… 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일관
별도 예우없이 곧바로 조사실로… 점심은 경호처가 준비한 ‘빵-참외’
심야조사 없이 오후 5시46분 종료… 8시40분까지 조서 열람한 뒤 귀가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 8시 52분경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3분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한 김 여사는 총 10시간 29분간 특검 사무실에 머물렀다. 출석 당시엔 콘택트렌즈를 끼고 왔지만 오전 조사 중 뿔테 안경으로 갈아 쓴 김 여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자택으로 귀가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 8시 52분경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3분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한 김 여사는 총 10시간 29분간 특검 사무실에 머물렀다. 출석 당시엔 콘택트렌즈를 끼고 왔지만 오전 조사 중 뿔테 안경으로 갈아 쓴 김 여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자택으로 귀가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6일 오전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처음으로 수사기관 앞 포토라인에 선 김건희 여사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김 여사는 약 15초 동안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진심으로’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하지만 허리는 숙이지 않았다.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려던 김 여사는 “국민에게 더 할 말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머뭇거리다 “항상 죄송하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명품 목걸이와 가방을 왜 받았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미리 알고 있었나’ 등 자신을 둘러싼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여사가 국민 앞에 입장을 밝힌 시간은 채 30초를 넘기지 않았다.

● ‘샤넬백’ 의혹 金, 9만 원 손가방 들어

김 여사는 이날 특검이 통보한 조사 시간을 10분 넘긴 오전 10시 10분경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 앞에 도착했다. 검은색 투피스 정장에 흰 셔츠를 입은 김 여사가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서 내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긴 머리카락은 검은색 끈으로 묶었고, 셔츠는 목 끝까지 단추를 채웠다. 한 손에는 검은색 손가방을 들었고, 검은색 굽이 없는 구두를 신었다.

굳은 표정의 김 여사는 차량에서 내린 뒤 잠시 멈칫했으나 경호원의 안내에 따라 곧 걸음을 옮겼다. 이날 조사에 배석한 변호인단 3명 중 같은 차량에 탑승했던 최지우 변호사가 김 여사를 뒤따랐다. 특검 사무실 앞 취재진의 카메라를 본 김 여사는 고개를 떨궜고 입을 다문 채 건물 출입구까지 걸어가는 약 35초 동안 바닥만 바라봤다.


고가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의식한 듯 김 여사는 이날 국내 소상공인 브랜드인 ‘빌리언템’의 ‘홉 토트백’(사진)을 들고 나왔다. 해당 가방은 정가 15만 원대로 온라인에서 9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친환경 나일론 원단으로 제작된 제품으로, 가방 상단에 ‘HOPE’(희망)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 전후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백 2개를 전달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김 여사가 통일교 현안 청탁 목적으로 받은 샤넬백은 ‘클래식 라지 플랩 백’과 ‘핸들 장식의 플랩 백’으로 당시 가격은 각각 1271만 원과 802만 원이다. 이날 김 여사가 신은 것으로 추정되는 프랑스 명품 로저비비에 구두의 출시 당시 가격은 121만 원이다.

● 총 10시간 29분 걸린 첫 조사… 점심은 빵·참외

특검은 이날 조사 도중 김 여사의 휴식 요청을 수시로 받아들였다. 김 여사는 별도의 티타임 없이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지 10여 분 뒤인 오전 10시 23분부터 오전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중간에 콘택트렌즈를 안경으로 바꿔 끼기 위해 10분가량 휴식을 취했다. 오전 11시 59분경 오전 조사가 끝났고 1시간 동안 점심 식사를 했다. 메뉴는 경호처가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소금빵과 참외, 젤리 등으로 알려졌다.

특검 조사는 오후 1시부터 재개됐고 김 여사는 오후 2시 39분까지 조사를 받은 뒤 10분가량 휴식을 취했다. 이어 약 1시간 10분씩 2차례에 나눠서 조사를 받았고 오후 5시 46분경 종료됐다. 김 여사는 오후 8시 40분까지 3시간가량 조서를 열람한 뒤 오후 8시 52분경 조사실을 나왔다. 특검 조사실에 머무른 시간은 총 10시간 29분이었다. 오전과 달리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나온 김 여사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어떤 점을 소명했나’, ‘직접 진술했나’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빠져나갔다. 김 여사는 오후 8시 56분경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해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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