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칼럼]'호미' 든 한은, '가래' 쓸 일 막는 건 정부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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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뒤늦게 대응하면 비용이 더 커진다는 뜻입니다. 저희는 호미로 이번에 정책을 펴기로 했습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지난달 27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은 제공)최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2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결정을 내린 뒤, 기자회견에서 했던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이 발언이 화제였다. 오랜 외국생활 탓에 한국어에 서툰 모습을 자주 보였던 신 총재가 이날의 결정에 딱 들어맞는 우리 속담을 인용한 것이 많은 이들에게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스스로 “관례를 깬 조치”라고 한 만큼, 이를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지 고심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선제적”이라는 단어를 14차례나 쓴 신 총재는 “선제적 정책 대응은 뒤늦은 대응에 비해 기대인플레이션을 조속히 안정시킴으로써 긴축의 강도와 기간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성장 측면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며 “이러한 대응은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한은이 수정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2.6%에서 3.3%로 크게 높아지긴 했지만, 7월 소비자물가는 2.8%로 다소 내려왔고 한은이 우려하던 수요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도 현실화하지 않고 있다. 7월까지만 해도 1560원까지 갔던 원달러 환율도 1370원대까지 급락했고, 환율 하향 안정에 대한 전망도 여전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한은은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반도체 경기 호황과 정부의 확장재정으로 인한 시중 유동성 증가에 선제 대응함으로써 금융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오랜만에 연출되고 있는 환율 하락세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정부의 대미투자 협의에 따른 시장 불안을 낮추고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차적인 기대 효과였을 것이다. 다만 한은이 공개한 점도표의 중간값은 3.25%였다. 금통위원들이 찍은 점도표를 감안하면, 이번 사이클에서 한은이 더 쓸 수 있는 금리인상 카드는 사실상 한 차례 정도뿐이다. 이번에 한은이 내놓은 백투백 인상이라는 이례적 조치는, 그런 점에서 현 정부에게는 큰 숙제를 던져 준 셈이다. ‘내년에 기준금리가 (3.5%까지) 더 인상되면서 집값이 폭락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공포 마케팅은 지금 시장에선 먹혀들지 않는다. 포커에서의 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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