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이슈에 밀려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토큰증권(STO)의 법제화가 하반기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에서 장기간 계류 중이던 STO 관련 법안을 올해 안에 처리하자는 공감대가 최근 형성되고 있다.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고, 수년간 논의가 이어져 온 만큼 조속한 입법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야 모두 디지털 금융 혁신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어 STO 법제화가 우선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며 "7월 청문회, 9월 국정감사 등 일정상 정무위원회가 실질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 시점은 8월뿐이라, 이때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STO 법안은 지난 2023년 처음 발의됐지만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후 22대 국회에서 동일한 내용의 법안이 다시 발의됐으나, 논의는 본격화되지 못한 상태다. 작년까지만 해도 2025년 상반기 내 법제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했지만, 탄핵 정국 이후 관련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STO 법제화를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무위가 재가동되면 입법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재 정무위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토큰증권 제도화 법안' 등 총 5건의 관련 법안이 계류돼 있다. 해당 법안은 법안심사소위와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해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리적 검토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민병덕 의원은 지난 4월 "대선 이후 정무위를 통해 STO 법제화를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기획위원회 관계자도 최근 "글로벌 STO 경쟁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국내 법제화를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토큰화 증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과 제미니는 유럽 고객을 대상으로 나이키·맥도날드·스타벅스 등의 토큰화 주식 상품을 출시했으며, 바이비트는 브렌트유 선물 상품을 토큰화해 제공하고 있다. 미국 금융 서비스 플랫폼 로빈후드는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인 '로빈후드 체인'을 공개하고, 토큰화된 주식을 블록체인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신범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토큰증권협의회 회장은 "STO는 이미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과 국회 논의를 통해 제도화 기반이 마련된 상태"라며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도 "빠른 제도 시행을 위해 유예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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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