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서비스기업 존스랑라살(JLL) 코리아는 올해 2분기 수도권 물류시장이 공급 감소와 함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17일 밝혔다.
권역별로 공실률에 차이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유지했고 임대료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자시장은 올해 2분기 거래 규모가 급감했지만, 금리 안정세와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확대 움직임에 힘입어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공실률 안정세…권역별 양극화는 지속
올해 2분기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16.4%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권역별로는 중부(2.9%), 남부(15.0%), 서부(23.2%) 공실률은 하락한 반면 북부(33.3%), 남동부(13.2%)는 상승해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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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수도권 권역별 물류센터 임대료, 공실률 (자료=JLL코리아) |
특히 북부 권역은 군사시설 보호구역 및 상수원 보호구역 등 개발 제한 요소가 많아 A급 물류센터 공급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개별 센터의 공실 여부가 권역 전체 공실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반면 중부 권역은 인구 밀도가 높고 개발 여건이 제한적이어서 향후에도 낮은 공실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측면에서 수도권 전체의 순 흡수면적은 약 6만8511평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대비 56%,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규모로 지난 2020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순 흡수면적’이란 일정 기간 동안 시장에 새로 들어온 면적에서 퇴거한 면적을 뺀 면적을 뜻한다. 따라서 순흡수면적이 양(+)이면, 시장에 들어온 면적이 나간 면적보다 크다는 뜻이다.
다만 중국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물류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G마켓과의 합작법인을 추진 중이며, 테무는 김포에 물류센터를 임차했다.
징둥은 인천과 이천에 물류센터 구축을 완료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쿠팡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럭셔리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컬리는 네이버 쇼핑 입점을 통해 신규 수요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상온 면적에 대한 임차 수요 집중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저온 공간을 상온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저온 물류센터 공급이 증가한 가운데 이같은 상온 전환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공급, 15개 분기 만에 최저 수준
올해 2분기 수도권 A급 물류시장에는 총 4개 신규 물류센터가 공급됐다. 이로써 15개 분기 만에 최저 공급량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에는 △중부 권역 분당야탑 물류센터(약 2만1298평) △북부 권역 케이로지스 고양(약 1만6139평) △남부 권역 평택 후사리 물류센터(약 2만1741평) △남동부 권역 여주 삼군리 물류센터(약 1만1835평)가 새롭게 공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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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권역별 물류센터 공급 현황 (자료=JLL코리아) |
심혜원 JLL코리아 리서치팀장은 “올해 상반기 누적 신규 공급면적은 작년 4분기 대비 약 40% 감소했다”며 “연간 공급량도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 등으로 신규 착공과 인허가 모두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올해 현재까지 인허가를 받은 물류센터는 5건, 착공된 센터는 6건으로 지난 2023년 83건, 작년 33건과 비교해 현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대료 상승 지속…중부, 상승세 주도
올해 2분기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의 명목 임대료는 3.3㎡(평)당 3만5300원으로 전분기 대비 1.0% 상승했다. 전 권역에서 임대료 상승이 관찰된 가운데 중부 권역은 3.1%의 상승률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권역별 평균 임대료는 북부(4만4600원), 서부(4만600원), 중부(3만8300원), 남부(3만1300원), 남동부(3만900원) 순이었다. 중부 권역의 경우 일부 센터가 임대료를 인상한 데다 우수 입지 신규 물류센터가 시장 평균보다 높은 임대료를 제시해 상승폭이 컸다.
우정하 JLL코리아 물류산업 자산 서비스 전무는 “공급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도권 명목 임대료는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공실 상황에 따라 임대인은 인센티브 등으로 실질 임대료를 조정하고 있으며, 같은 권역 내에서도 입지 조건에 따라 임대료 상승폭은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투자 회복 기대…하반기 대형거래 주목
올해 2분기 물류 부동산 투자시장은 총 3846억원 거래 규모가 이뤄졌다. 이는 전분기 대비 71%,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수치며,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주요 거래로는 경산 쿠팡 물류센터(1558억원), 안성 양변리 물류센터 A·B동(1210억원), 제주 장전리 물류센터(485억원), 용인 원삼 물류센터(약 430억원)가 있다.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평균 캡레이트는 전 분기와 동일한 5.3%를 유지했다.
민수희 JLL코리아 캐피탈 마켓 본부 상무는 “올해 2분기 거래 둔화는 일시적 현상으로, 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아니다”며 “금리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계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는 여전히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어 “DWS자산운용, 블랙스톤, KKR 등 주요 글로벌 운용사들이 올해 3분기 중 물류자산 편입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올해 하반기 투자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 다양한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매도자와 매수자 간 기대 가격 격차가 존재한다”며 “우수한 입지를 갖추고 드라이 비중이 높은 자산을 중심으로 선별적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