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세계 1위 인천공항, 노숙자 몸살[횡설수설/우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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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커뮤니티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밤샘할 때 편한 의자를 묻는 질문이 흔하다. 새벽에 뜨는 항공편을 기다리는 출국자나 대중교통 운행 시작을 기다리는 입국자가 공항에서 밤을 새우게 되기 때문이다. ‘OO존 의자에 쿠션이 있다’ ‘O층 O카운터 사이 의자가 팔걸이가 없어서 편하다’ 같은 친절한 답변이 달린다. 배낭을 잔뜩 메고, 쪽잠을 청하는 이런 여행객들 사이에 숨어든 ‘숨겨진 노숙인’은 세계 어느 공항이든 골칫거리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세계 공항 중에 잠자기 좋은 공항 1위로 꼽힌다. 24시간 공항 출입이 가능하고, 모든 터미널마다 휴식 공간이 넉넉히 마련돼 있다. 노숙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6월 현지 언론에는 남편에게 쫓겨나 4년간 공항에서 지낸 60대 여성, 일자리 사기를 당한 20대 등 노숙인 실태를 보도한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유럽의 관문인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 주거 문제가 심각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도 노숙인이 많은 공항들이다. ▷인천공항에도 노숙인이 몰려들고 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데다 화장실도 개방돼 있다. 공짜로 TV를 보고 무선인터넷을 쓴다. 여행객들이 출국 전에 버린 음식과 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길거리보다 훨씬 쾌적하고 안전한 장소다. 하지만 노숙인들이 공항을 함부로 쓰면서 여행객들이 엉뚱한 피해를 보고 있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거나 휴지를 뽑아가 위생을 엉망으로 만들고, 술을 먹고 고성을 질러 질서를 어지럽힌다. 환경미화원은 뒷수습에 애를 먹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약 20명 규모의 장기 노숙인을 파악하고 퇴거 명령을 내렸다. 노숙인 단체는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반발했다. 공공기관, 은행 같은 ‘무더위 쉼터’에서도 남루한 행색의 노숙인은 환영받지 못하는데 요즘 같은 폭염 속에 어디로 가느냐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자활 기관 입소를 권하고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안내하고 있지만 정작 노숙인들은 잘 따르지 않는다. 일을 하거나 규칙적인 생활을 할 만큼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제공항협의회(AC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3839만 명으로 세계 1234개 공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란전 직격탄을 맞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영국 히스로 공항의 환승 수요를 흡수했고,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늘어난 결과다. 노숙인 사정이 딱하기는 하나 ‘한국의 관문’을 이대로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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