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정원수]망가진 ‘패가망신 1호’ 주가 조작 수사에서 배울 점

4 hours ago 3

‘주가 조작 척결’ 의욕 앞서 ‘위법 압수수색’ 구속영장 전부 기각에 1년 넘게 기소 못 해 수사 성공하기보다 실패하기 더 쉬운 시대엔 TF보단 상시적 수사기관 전문성이 더 중요 정원수 부국장 ‘주가 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라는 게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만든 조직이다.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서 장난 치다간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주겠다”라고 지시하고, 약 한 달 뒤에 만들어졌다. 합동대응단은 현판식에서 “주식시장에 ‘원 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이 확립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출범 직후 종합병원 등을 운영하는 고액 자산가들과 전직 사모펀드 임원 등 금융 전문가들이 공모한 1000억 원대 주가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 합동대응단은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첫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른바 ‘패가망신 1호 사건’이다. 그런데 압수수색에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우선 금감원엔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있고, 특사경이 아닌 일반 직원이 있다. 대응단엔 특사경이 아닌 일반 직원이 합류했고, 이들이 금감위의 지휘를 받아 영장 집행에 참여한 것이다. 또한 압수수색 뒤 정해진 기간 안에 압수한 물건을 피의자들에게 반환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았고, 압수물 보관 방법도 통상 절차와 달랐다고 한다. 압수를 당한 쪽에서 이런 점을 알고 그냥 둘 리 없다. 법원에 위법 압수수색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절차상 하자가 있었으며, 그 하자가 전체 압수수색을 위법하게 만들 정도로 중대한 문제라고 판단했다. 판사가 발부한 영장을 받고도 압수수색을 미숙하게 하다가 수사 도중에 발목이 잡히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합동대응단은 법원의 1차 판단에 대해 상급심에 불복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일로 인해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도 전부 기각됐고, 1년이 넘도록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뒤늦게 검찰의 금융·증권 범죄 합동수사부가 합동대응단이 압수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서 다시 발부받아 증거물을 확보했다. 법원은 검찰의 영장 집행은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검찰이 수사 단계에서 인정받은 증거마저 재판 때는 위법 수집 증거로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이다. 위법한 ‘1차 오염 증거’에 기초한 2차, 3차 합법 증거도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곤 위법이라는 게 일관된 법원의 판례이기 때문이다. 만약 대통령이 취임 직후 엄벌...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