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 필수재 된 인공지능
아람코 “석유탐사 훨씬 빨라져”
에너지 기업부터 제약사까지
전산업분야서 인공지능 활용
기술책임자에만 맡기면 한계
보안·모니터링 사후관리 강조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는 현실로 다가온 인공지능(AI) 활용 사례에 대해 생생한 논의가 펼쳐졌다.
아마존웹서비스(AWS), 펩시코, 사우디 아람코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AI를 도입 경험을 공유했다.
21일(현지시간) ‘정보시대의 산업’ 세션에 패널로 참석한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는 아람코가 90년 이상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급 분석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효율성 증대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90년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질 높은 데이터를 다룬다”며 “예를 들어 과거에는 지진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몇 달이 걸렸지만 이제는 며칠, 심지어 몇 시간 만에 가능하고 이는 더 많은 석유와 가스를 발견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나세르 CEO는 “아람코는 현재 7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사용 중이며 1조개 파라미터를 가진 LLM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AI 도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기술 접근성과 관련된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세르 CEO는 “특히 사이버 보안 관련 격차가 커질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양자컴퓨팅으로 일반 컴퓨터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게 될 경우 특정 국가의 전략적 자산, 유틸리티, 전력 등이 위험에 처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세계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의 폴 허드슨 CEO는 현 제약 분야의 AI 활용에 대해 설명하며 “10년 후 출시될 약물 중 약 3분의 1이 AI로 검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AI 분석을 기반으로 자원을 재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씩 걸리던 예산 수립 과정이 지금은 3시간이면 끝난다”며 “의료 분야는 AI 도입이 느린 분야 중 하나인데, 그래도 사노피가 업계 선두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드슨 CEO는 최고데이터책임자(CDO)에게 AI 관련 투자를 일임하기보다 CEO가 직접 AI 혁신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드슨 CEO는 “AI 전환에서 가장 큰 실수는 AI 관련 투자를 CDO에게 모두 위임하는 것”이라며 “사업 프로세스를 대규모로 바꾸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한데 AI 관련 투자를 CDO에게 위임하면 이는 자동으로 실패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트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는 “AI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보다 AI를 활용하면 앞으로 어떤 일이 가능한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먼 CEO는 “지난 20년간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고객에게 새로운 기술과 메커니즘 외 고객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기술을 사용하는 것보다 기술을 활용해 무엇이 가능한지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 더 어렵고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AI는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모든 산업과 모든 직업을 변화시킬, 이전에 경험한 기술과는 다른 차원의 기술”이라며 “12개월 후에는 기술이 훨씬 더 발전할 텐데 그때는 무엇이 가능할지를 계속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전문 서비스 기업 액센츄어의 줄리 스위트 CEO는 신뢰할 수 있고 책임 있는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스위트 CEO는 “AI 모니터링 정책과 AI의 활용 범위 제한 등을 시행하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2% 정도”이라며 “이는 데이터 안보나 부패 방지와 마찬가지로 민감하게 다뤄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다보스 특별취재팀 = 황인혁 부국장 / 윤원섭 뉴욕 특파원 / 진영태 기자 / 연규욱 기자 / 문가영 기자(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