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변호사의 생성과 소멸] 〈29〉금융AX, 속도보다 신뢰와 방향이다

1 day ago 10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창의는 어떻게 혁신이 되는가' 저자) 금융권이 인공지능전환(AX)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세사기 예방서비스, 카카오뱅크의 대화형 이체처럼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단순·반복 업무의 자동화를 넘어 고객 접점의 혁신이 되고 있다. 영업점의 AI 도입과 AI조직 개편도 빠르다. 금융당국도 망 분리 규제를 보안목적의 AI활용을 위해 풀어준데 이어, 보안역량이 높은 금융회사를 선별해 전면 해제까지 검토하며 뒷받침한다. 그러나 기술도입과 규제완화라는 외형 이면에서 우리 금융AX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할 때다. 그 중 세 가지 과제를 짚는다. 첫째, 인건비 절감형 효율화를 넘어 상품개발과 정책수립으로 AX를 고도화해야 한다. 업무자동화는 경쟁사도 곧 따라 하는 비차별적 투자다. 진짜 경쟁력은 적정수익을 지키면서 고객자산을 실질적으로 불려주는 새로운 상품을 설계하고, 위험을 사전·사후에 정교하게 통제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최근 일부 증권사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가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긴 사례는 구조상 위험이 고객에게 충분히 전달되고 관리됐는지 묻게 한다. AI는 복잡한 상품을 더 복잡하게 설계하는 도구가 아니라, 시나리오 시뮬레이션과 고객별 적합성 판단으로 위험을 고객 눈높이에 맞게 번역하고 판매 이후의 이상 징후까지 조기에 포착하는 도구여야 한다. 금융당국의 감독도 다르지 않다. 허버트 사이먼은 정보와 시간의 한계 속에서 최선이 아닌 '만족스러운' 대안을 택한다는 '제한적 합리성'을 말했다. 그 제약이 크게 풀린 AI시대에 과거 방식으로 정책을 펴면 시장실패를 되풀이할 뿐이다. 당국이 AI로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정책을 설계하고 감독의 정밀도를 높이는 '감독기술(SupTech)' 역량을 갖출 때 진정한 금융AX가 완성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둘째, 금융회사 경영진이 과감히 AX에 나설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와 면책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AI가이드라인은 AI가 보조수단일 뿐 최종책임은 임직원에게 있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책무구조도 도입과 이사 충실의무 강화 속에서 가이드라인을 성실히 따르더라도 사고 시 면책을 기대하기 어렵다. 고민 끝에 가이드라인과 다른 혁신적 결정을 내렸다 실패하면 위험은 온전히 경영진 몫이다. 이런 비대칭은 형식적 준수와 보신주의를 부추기고, AX의 실패는 기술보다 조직의 위험 회피에서 비롯되기 쉽다. 면책기준을 결과가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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