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추적 유튜버에게 쫓기다 사망…"잘못 없다" 혐의 부인

음주운전 추적 유튜브 방송을 하다가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해당 유튜버가 혐의를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9단독 전희숙 판사는 9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A 씨(42)와 유튜브 구독자 등 12명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 씨 등은 지난해 9월 22일 오전 3시 50분쯤 광주 광산구 한 도로에서 벌어진 30대 운전자 사망사고에 앞서 이 운전자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음주운전 헌터'를 자처하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던 A씨는 사고 당일 B씨가 몰던 차량을 음주운전 의심 차량으로 지목하면서, 그를 추격하는 장면을 실시간 생중계했다.

A씨와 구독자 무리가 쫓던 B씨는 달아나는 과정에서 갓길에 주차돼 있던 시멘트 운송 트레일러를 들이받아 숨졌다.

검찰은 A 씨가 음주운전 의심 차량 추격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 구독자들과 여러 대의 차량으로 피해 차량을 추격하는 식으로 교통상 위험을 야기한 것으로 봤다. 이들의 추적과 B 씨의 사망 사고 사이의 인과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고 판단했다.

하지만 A씨 측 법률대리인은 "음주운전 의심 차량의 도주를 막고, 경찰에 인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A씨가 이 사건 외에도 음주 사실이 없는 운전자를 감금하거나 경찰의 음주단속 현장에서 싸움의 빌미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A씨 등은 지난 2023년 12월말 광주 광산구의 한 도로에서 5~6명의 구독자와 함께 차량 여러 대를 동원해 C씨가 운전하던 차량을 멈춰 세우는 등 공동 협박한 혐의, 음주운전 제보를 받고 한 모텔 주차장까지 추격에 나서 운전자를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한 감금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 외에 추격전을 함께한 구독자 11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중 혐의를 인정한 3명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한편 다음 재판은 오는 11월 18일 진행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