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막자 “웃기는 사람이네”…웃으며 치고 달아난 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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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을 제지하던 시민을 차량으로 들이받고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운전자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6단독 김현지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운전자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사회봉사 240시간과 준법 운전 강의 4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이 운전자는 지난해 9월 6일 오후 8시 47분경 전북 무주군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후진하다 이를 제지하던 시민을 들이받고 그대로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무릎과 발 등을 다쳐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운전자는 자신의 음주 운전을 막기 위해 차량 뒤를 가로막은 피해자를 그대로 후진으로 충격한 뒤, 피해자가 운전석으로 다가와 항의했음에도 차량에서 내려 상태를 확인하거나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차량 블랙박스와 피해자 측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운전자는 피해자를 들이받고도 웃은 뒤 자리를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14%였으며, 약 700m 거리를 음주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후진 과정에서 ‘삐-삐-’하는 경고음이 계속 울리는 가운데 피해자가 차량에 밀려나는 모습과 차량을 두드리며 항의하는 장면이 담겼다. 운전자가 “뭐 하는 거야, 지금”, “저 양반 웃기는 사람이네”라고 말하는 음성도 녹음된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자는 “피해자가 형법상 상해를 입지 않았고, 설령 상해가 발생했더라도 이를 인식하지 못해 도주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영상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재판부는 “블랙박스 영상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충격한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도주 혐의를 부인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음주운전 혐의는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종합보험 가입으로 피해 회복이 어느 정도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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