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연금제도 확대 추진을 공약하면서 은행권에선 역모기지론 시장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택연금은 12억원 이하 주택소유자를 대상으로 주택금융공사를 중심으로 시행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역모기지론 상품은 금리 등 여러 조건에서 주택연금보다 불리해 현재까지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에서 주택연금제도 확대를 추진하면 시장의 관심과 수요가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하나금융그룹이 포문을 연 12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역모기지론 상품 출시를 두고 은행 간 눈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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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17일 이데일리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을 분석한 결과 이재명 정부는 포용금융 정책의 하나로 주택연금의 가입대상과 주택가격 요건 등을 완화하는 ‘6080맞춤형 주택연금제도’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1명이 만 55세 이상인 국민으로 보유주택이 공시가격 12억원 이하(다주택자도 합산 가격 12억원 이하 가능)면 가입할 수 있다. 시중은행도 관련 역모기지론 상품을 각각 출시했지만 대부분 주택금융공사 보증 기반 12억원 이하 주택 대상 상품만 취급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12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이 경쟁력이 높고 은행이 따라가긴 어렵다”며 “공사 보증 기반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역모기지론은 취급 건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주택연금제도 확대를 통해 가입대상과 주택가격 요건 완화를 약속하면서 역모기지론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없는 12억원 초과 주택에서 역모기지론 수요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12억원 초과 주택 대상 역모기지론은 지난달 하나금융이 첫 포문을 열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하나생명이 공동 개발한 민간 주택연금 상품인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역모기지론)’을 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이 상품은 역모기지론을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까지 확대했다. 고객은 하나은행에 자신의 주택을 신탁 방식으로 맡기고 자기 집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다. 또 하나생명은 매월 정해진 연금을 본인은 물론 배우자 사망 시까지 종신 지급한다. 연금 지급 총액 등이 집값을 초과해도 평생 종신 연금을 지급하고 책임 범위를 신탁 주택으로 한정했다. 이에 고객 부부가 사망해 주택을 매각해도 상속인에게 부족한 금액을 청구하지 않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2억원 초과 역모기지론을 출시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승인과 실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도 12억원 초과 주택 역모기지론 출시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본부차원에서 12억원 초과 역모기지론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각 은행은 12억원 초과 주택 역모기지론이 서울·수도권에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는 12억원 초과 주택이 2% 정도에 불과하지만 서울에선 약 20%에 달하고 강남권은 대부분 주택이 해당한다”며 “지금까지는 역모기지론에 대한 관심 자체가 적었지만 새 정부에서 주택연금제도를 확대하면 12억원 초과 주택에서도 수요가 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