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컨소시엄 경쟁하던 상황
신청 1주전 더존·유뱅크 불참
불안한 정국·경기악화 영향
유력 후보들 이탈 파장에 주목
금융위 예정대로 절차 진행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를 일주일 앞두고 유력한 후보 중 한 곳이었던 더존비즈온이 참여를 철회했다. 더존뱅크의 갑작스러운 이탈이 제4인뱅 경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더존비즈온은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기존 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전략 전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6개 컨소시엄 중 더존비즈온이 이끌던 더존뱅크 컨소시엄이 빠지면서 소소뱅크, 유뱅크, 포도뱅크, 한국소호은행(KCD뱅크), AMZ뱅크(가나다순) 5곳만이 남아 신규 인가를 위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더존비즈온이 주도하는 더존뱅크는 더존비즈온과 오랜 관계를 맺어온 신한은행이 상당한 지분을 투입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목받았다. 손해보험업계 ‘빅3’ 중 하나인 DB손해보험 역시 공식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 자금력 부문에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은 배경이다.
또한 더존뱅크를 이끄는 더존비즈온이 전사적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공급 사업으로 얻은 데이터 기술력을 갖고 있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는 데 유리하다는 시각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더존비즈온의 참여 철회를 놓고 금융업권에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계엄 및 탄핵 정국이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인가를 받더라도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20개 은행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은행업 인가를 받아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4인뱅에 도전 의사를 밝힌 컨소시엄들이 대부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특화 서비스 제공을 내세우고 있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기·소상공인에 특화하면서 수익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제4인뱅 신규 인가 자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란 점도 더존비즈온의 참여 철회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4인뱅 참여를 밝힌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처음 컨소시엄들이 구성될 때부터 더존뱅크가 워낙 유력한 후보로 알려져 있어서 참여 철회 소식에 당황스러웠다”면서도 “제4인뱅 인가를 1등만 준다고 한 것이 아니고, 금융당국이 인가 수에 제한을 둔 것은 아니라 절차에 따라 착실히 준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서는 더존뱅크의 참여 철회와 별개로 제4인뱅 인가 관련 절차를 기존대로 밟아 간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더존뱅크의 참여 철회와 무관하게) 사전에 발표한 대로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고, 심사 기준도 이미 발표한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5~26일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받은 뒤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께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현재 5개 컨소시엄 중 주요 시중은행과 금융사들이 참여한 곳은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축인 소호은행 컨소시엄으로 지난해 우리은행에 이어 최근 NH농협은행이 투자를 확정했고, 우리카드와 유진투자증권 등도 참여하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BNK부산은행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현대해상과 현대백화점, 네이버클라우드를 비롯해 렌딧, 삼쩜삼 등 핀테크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