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경쟁에서 밀리면서 위기에 빠진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최고책임자(CEO)가 지난해 말 사임한 데 이어 핵심 사업 부문 책임자도 회사를 떠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의 데이터센터 및 AI 부문 책임자인 저스틴 호터드 부사장이 오는 3월 31일부로 사임한다. 파운드리 사업 확대, AI 칩 개발 등 인텔의 개혁을 주도했던 펫 겔싱어 전 CEO가 작년 12월 전격 사임한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호터드 부사장은 개인용 컴퓨터(PC) 제조업체 휴렛팩커드 출신으로 작년 2월 인텔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인텔에서 데이터센터용 제온 프로세서 등 핵심 상품을 담당했지만 불과 1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호터드 부사장은 겔싱어 전 CEO가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AI 칩 개발을 주도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겔싱어 전 CEO의 혁신 전략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AI 칩 개발 부문은 인텔의 전략적인 사업 부문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CEO에 이어 AI 칩 개발 담당자마저 회사를 떠나면서 인텔의 재도약 전략이 미궁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텔은 겔싱어 전 CEO가 사임한 후 PC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책임자였던 미셸 존스턴 홀서우스 부사장과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시 CEO로 임명한 바 있다.
한편 이번에 인텔을 떠나는 호터드 부사장은 올해 4월부터 유럽 통신장비 제조업체 노키아의 CEO를 맡을 예정이다.
[문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