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36조 달러… 연이자 1조 달러
“연금문제 더해져 美경제 파멸 우려
국채 대량투매로 시장혼란 조장
‘채권 자경단’ 돌아왔다고 생각”
‘월가 황제’로 불리는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69·사진)가 천문학적인 미국의 정부 부채가 미국 채권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의 정부 부채는 36조 달러(약 4경9800조 원)로 매년 이자로만 1조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 또한 최근 정부 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다이먼 CEO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레이건 미국경제 포럼’에 참석해 “(채권시장 균열이) 6개월 후 나타날지, 6년 후 나타날지 모르지만 곧 일어날 것”이라며 “우리가 (부채) 위기를 깨달으려면 (채권시장의) 균열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연방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균열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연방정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모두 코로나19 이후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부채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50개 주 정부, 시 당국 등 지방정부 기관의 관리 부실 또한 엄청나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돈 먹는 하마’ 연금 의제까지 더해져 정부 부채가 미 경제를 파멸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감세 법안’ 또한 정부 부채를 늘릴 것이 확실시된다. 이 법안은 이미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 통과를 앞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법안이 시행되면 향후 10년간 정부 적자가 최소 2조7000억 달러(약 3700조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이먼 CEO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돌아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채권 자경단’은 각국의 재정적자가 커지거나 인플레이션 위험이 가중될 때 해당 국채를 대량으로 투매해 시장을 뒤흔드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중국과의 경쟁에 따른 군사력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이 40년 후에도 최고의 군사력과 경제력 수준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기축통화국 지위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중국을 ‘잠재적인 적수’라고 거론하며 “미국의 가치, 역량, 관리 체계를 스스로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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