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청년과 실업 상태가 장기화된 청년들이 최근 일제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8일 발표한 ‘최근 청년 고용시장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개월 이상(한국은행 기준) 구직 활동을 했는데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6만9000명으로, 이는 2023년보다 2명 늘어난 수치다.
2020∼2023년에는 청년층 장기 실업자 규모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지난해 5년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해 전체 장기 실업자 22만7000명 가운데 청년층은 3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가 5만1000명(22.3%)으로 뒤를 이었다. 장기 실업자의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다.
장기 실업자가 증가하면 고용 회복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실업 기간이 1개월 늘어나면 취업 확률이 1.5%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경총은 취업 확률이 낮고 구직 단념 확률이 높은 장기 실업자 증가는 고용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으며 낙인효과 등 구조적 문제로 진전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올해 2월 ‘쉬었음’ 청년은 50만4000명에 달해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은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이다. 외형상 실업 상태지만 구직 의사가 없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올해 2월 쉬었음 청년 중 71.4%인 36만명은 취업 경험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2월과 비교해 올해 2월에 늘어난 쉬었음 청년 6만1000명 중 87.9%는 과거 취업을 한 적이 있었다.
청년 쉬었음의 주된 사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움’ 같은 노동시장 미스매치였다.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 중 쉬었음이 늘어나는 것은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쉬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경험한 후 더 이상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이탈한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경총 측은 설명했다.
경총 관계자는 “쉬었음 청년 등 유휴인력들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보다 쉽게 노동시장으로 재진입할 수 있도록 산업현장 맞춤형 직업훈련 등 고용지원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민간 주도의 수준 높은 청년 고용지원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해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의 직무능력을 높이고 일 경험 기회를 제공해 고용 가능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