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양성·HER2 음성군 대상
서울대병원 등 교수진 연구 실시
젊은환자의 재발 위험 정확히 파악
국내에서 개발된 차세대 유방암 예후 예측 검사인 ‘온코프리(OncoFREE)’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온코타입DX(OncotypeDX)와 유사한 예후 예측 성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온코프리는 50세 이하 젊은 환자군에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정확히 구분해냈다. 온코프리의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유방암 환자의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7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강은혜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천종호 서울시보라매병원 외과 교수, 이새별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 유재민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4개 병원에서 수집된 호르몬 양성·HER2(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 2형) 음성 초기 유방암 환자 838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코타입DX와 온코프리 검사의 예후 예측 성능을 비교했다. 호르몬 양성·HER2 음성군은 유방암 환자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방암 치료에서 정확한 예후 예측은 재발 가능성이 낮은 환자에게 불필요한 화학요법을 피하고, 맞춤형 치료를 계획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 기존의 온코타입DX는 높은 검사비가 문제였고, 유전자 분석 대상이 21개에 불과해 보다 더 정확한 검사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온코프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기반으로 179개의 유전자를 살펴보기 때문에 정교한 예후 예측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온코타입DX를 받은 환자들의 종양 샘플을 이용해 온코프리 검사를 진행하고, 두 검사법의 예후 예측 점수가 재발 위험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온코프리와 온코타입DX의 예후 예측 점수는 약 83%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두 검사법이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비슷한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유 교수(교신저자)는 “국내에서 개발된 유방암 예후 예측 검사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검사와 비교해 손색없는 성능을 보이고 있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글로벌 수준의 전향적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비용 효율적인 검사법으로 널리 활용되길”
54개월(중앙값)간 진행된 추적 관찰 결과에 따르면 온코프리 고위험군은 저위험군에 비해 원격 전이 발생 위험이 5.73배 높았다(p<0.001). 이는 온코프리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더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교수(공동 교신저자)는 “기존 검사법의 한계를 보완한 차세대 유전자 분석법인 온코프리를 통해 젊은 환자들의 재발 위험을 보다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환자의 특성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인 환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50세 이하에서 두 검사법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온코타입DX 점수로는 무원격전이생존율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p=0.792), 온코프리 점수로는 고위험군과 저위험군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위험비 3.98, p=0.035). 이는 온코프리가 젊은 환자군에서 예후 예측 성능을 더 정확하게 발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 교수(제1저자)는 “온코프리가 기존의 온코타입DX보다 예후 예측에 있어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이 검사법이 더 많은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CRT) 최근호에 게재됐다. 천 교수(공동저자)는 “이번 연구는 온코프리의 성능을 입증한 의미 있는 연구로, 앞으로 임상 현장에서 비용 효율적인 검사법으로 널리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