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통째로 스캔… ‘광시야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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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우주망원경에 속속 도입
32억 화소 ‘LSST 카메라’ 탑재
하루 생성되는 데이터만 20TB
시간에 따라 변하는 천체 포착… 향후 심층 우주지도 구축 계획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25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정밀 장비를 이용해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수직으로 세웠다고 발표했다. NASA/Sydney Rohde (Rocz)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25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정밀 장비를 이용해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수직으로 세웠다고 발표했다. NASA/Sydney Rohde (Rocz) 제공
세계 최대 디지털카메라를 장착한 베라 C 루빈 천문대가 남쪽 하늘 대탐사에 돌입한 데 이어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도 발사 막바지 준비에 들어가면서 넓은 하늘을 한 번에 관측하는 ‘광시야 우주 관측’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상과 우주에서 각각 운영되는 두 관측 시설은 방대한 우주 지도를 구축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외계행성 등 현대 천문학의 주요 난제를 푸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블 우주망원경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특정 천체를 깊게 들여다보는 장점이 있다면 베라 루빈 천문대와 로먼 우주망원경은 넓은 하늘을 반복해서 훑으며 우주의 변화를 기록하는 ‘광시야 관측’에 초점을 맞춘다.

● ‘역대급 디지털카메라’ 베라 루빈 천문대 관측 돌입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 칠레 아타카마 사막 인근에 위치한 베라 루빈 천문대가 남쪽 하늘 전체를 대상으로 10년에 걸친 ‘시공간 유산 탐사(LSST)’를 6월 말부터 착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베라 루빈 천문대는 세계 최대 디지털카메라인 32억 화소 ‘LSST 카메라’를 탑재했다. 보름달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하늘을 한 번에 촬영하고 매일 밤 최대 1000장의 이미지를 생산한다. 하루 생성되는 데이터는 약 20TB(테라바이트)에 이른다. 같은 하늘을 수일 간격으로 반복 촬영해 소행성, 혜성, 초신성처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천체 현상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향후 별 20억 개와 은하 200억 개를 담은 심층 우주 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같은 하늘을 반복 촬영하는 방식은 단순히 많은 사진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밝기가 변하거나 위치가 이동하는 천체를 찾아내는 데 유리하다. 초신성 폭발처럼 갑자기 나타나는 천체 현상이나 지구 근처를 지나는 소행성, 태양계 밖에서 날아온 성간천체 등을 조기에 발견하고 다른 망원경의 후속 관측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관측을 여러 해 동안 누적하면 한 번의 촬영으로는 보이지 않던 희미한 은하와 별도 드러나 우주의 대규모 구조를 더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필 마셜 미국 SLAC 국립가속기연구소 루빈 천문대 운영 부책임자는 루빈 탐사가 “우리가 아직 찾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들까지 보도록 설계됐다”며 “과학의 절대적인 금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낸시 그레이스 로먼 망원경’ 출격 준비

우주에서도 대규모 우주 탐사를 진행하기 위한 새 관측 시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6일(현지 시간)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발사 전 처리 작업을 위해 수직 상태로 세우는 작업을 지난달 25일 완료했다고 밝혔다. 향후 검사와 기능 시험, 발사체 결합 작업을 앞두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로 당초 일정보다 약 9개월 앞서 진행되고 있다.

NASA 초대 수석천문학자이자 ‘허블 우주망원경의 어머니’로 불리는 ‘낸시 그레이스 로먼’의 이름을 딴 로먼 우주망원경은 NASA의 차세대 주력 천체물리학 관측 임무를 맡고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약 100배 넓은 영역을 한 번에 관측할 수 있는 적외선 망원경으로 넓고 깊은 우주 영역을 한 번에 촬영하도록 설계됐다. 광시야 관측 장비와 특수 망원경 ‘코로나그래프’를 활용해 수십억 개의 은하를 조사하고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분포, 외계행성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목표 발사일은 내달 30일 오전 7시 20분(현지 시간)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을 이용한다.

로먼 우주망원경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마찬가지로 지구에서 약 160만 km 떨어진 ‘태양-지구 제2라그랑주점(L2)’에서 관측을 수행한다. L2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으로 비교적 적은 연료로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구가 시야를 크게 가리지 않아 넓은 하늘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고 지구의 열과 빛 영향이 적어 적외선 관측에 필요한 저온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문혜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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