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삼성전자에 집중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지난 8월 이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기계, 조선 등의 업종에 몰렸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 종가가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8월 이후 17조 7000억원, 지난 5일 미국 대선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은 2조 2200억원 순매도를 보였다”며 “그러나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는 거의 대부분 삼성전자 한 종목에 국한된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지난 8 월 이후에도 4500억원, 11월 미국 대선 이후에도 5300억원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가도 마찬가지”라며 “삼성전자 하락 분을 빼고 보면, 코스피는 연초 이후 2.2%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대만, 중국 본토, 일본, 대만 증시에 비해서는 부진하지만 프랑스, 브라질, 멕시코보다는 양호하다”며 “우려만큼 최악은 아닌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가들은 8월 이후 매도우위”라며 “매수우위 업종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업종을 매도하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세가 강화된 시점은 8월 이후”라며 “이를 금액과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반도체, 자동차, 화학, 건설, 미디어 섹터에 대해서는 매도우위이지만 기계, 조선, 통신, 유틸리티 업종에 대해서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같은 흐름은 미국 대선 이후에도 이어졌다. 허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가들은 지난 5일 이후 반도체, IT 가전, 필수소비, 미디어 등에 대해서는 매도우위이나 기계, 조선, 운송, 소프트웨어, 유틸리티에 대해서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고 밝혔다.
종목별로 보면 이같은 흐름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허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가들은 8월 이후 삼성전자(005930), LG화학(051910), 현대차(005380), 삼성SDI(006400)에 대해 순매도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한국전력(015760), 크래프톤(25996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등에 대해서는 순매수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대선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며 “동 기간동안 외국인 투자가들의 NAVER(035420)에 대한 순매수가 늘어났고 현대모비스(01233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HMM(011200), 크래프톤(25996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등에 대해 순매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