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순이익 낮춰 불신 심화
금감원, 유상증자 제동 나서
올해 국내 주식시장 침체로 유상증자는 작년에 비해 줄었지만 소액주주들을 배려하지 않은 유상증자 사례가 나오면서 개미들 불신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유상증자 규모와 발행가액이 주가에 부정적인 것은 물론이다. 주주들은 유상증자의 목적이 과연 해당 기업의 자본 확충이나 성장동력 마련에 있는지 의구심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유상증자에 금융감독원이 정정증권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잇달아 제동을 걸고 있다.
유상증자는 기업의 자본금은 늘리지만 주당순이익을 감소시킨다. 특히 현재 주가보다 10% 이상 할인된 가격에 발행되는 신주 때문에 발표 직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 일쑤다. 올해 대표적인 유상증자 시도 사례는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 중이던 10월 31일 갑자기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주가가 하한가까지 내갔다. 유상증자 가격으로 제시한 주당 67만원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에 비해 크게 낮아 주주 반발이 거셌다.
지난달 이수페타시스도 제이오를 인수하기 위해 5500억원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사회 결의 한참 뒤인 장 마감 후 '올빼미 공시'를 낸 데다 사업상 연관성이 작은 2차전지 소재 기업 제이오를 거금을 들여 인수에 나서면서 증권가에서는 인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리츠들도 올해 차입금 상환과 신규 자산을 편입하기 위해 줄줄이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한화리츠는 한화그룹 본사 사옥인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을 신규 자산으로 편입하기 위해 3837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시가총액 대비 1.6배로 커서 지난 9월 이후 한화리츠 주가는 30%가량 떨어진 상태다. 작년 신규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도 또다시 유상증자에 나선 상장사까지 나오고 있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