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자산운용사 절반 이상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투자손익이 대폭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 일반사모운용사 중심으로 적자를 기록한 업체의 비중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자산운용사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전체 자산운용사(483사) 중 54%(261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자산운용사의 비율(43.7%) 대비 10.2%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전체 자산운용사의 3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8%로, 전 분기(15.2%) 대비 4.4%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일반사모운용사(404사)는 전체의 58.2%(235사)가 적자를 기록해 전 분기 적자회사 비율(48%) 대비 10.2%포인트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운용자산 추이, 단위=조원, 자료=금융감독원 |
지난 9월 말 기준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1633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운용자산(1612조 2000억원) 대비 1.3%(21조 6000억원)가 증가한 규모다. 이중 펀드수탁고는 1027조원, 투자일임계약고는 606조 8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9%, 0.4% 증가했다.
전체 펀드수탁고 중에선 공모펀드가 396조 2000억원(38.6%), 사모펀드는 630조 8000억원(61.4%)을 차지했다. 투자일임계약고에선 채권형(447조 5000억원), 주식형(95조 3000억원), 혼합자산(22조 3000억원) 등의 순서로 비중이 높았다.
아울러 전체 자산운용사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4208억원으로, 전 분기(5760억원) 대비 26.9%(1552억원) 감소했다. 수수료 수익 증가에도 증권투자손실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줄었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자산운용사의 3분기 수수료 수익은 1조 1183억원으로 전 분기(1조 839억원) 대비 3.2%(344억원) 증가했다. 펀드 관련 수수료는 9344억원으로 전 분기(8985억원) 대비 4%(359억원) 늘었고, 일임 자문 수수료는 1839억원으로 전 분기(1854억원)와 유사했다.
또 자산운용사의 판관비는 7064억원으로 전 분기(6939억원) 대비 1.8%(125억원) 늘었고, 증권투자손실은 304억원으로 전 분기(증권투자이익 857억원) 대비 1161억원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 등에 따른 국내·해외 채권 수요 증가로 채권형 펀드 중심으로 펀드수탁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전 분기 대비 수수료 수익은 소폭 증가했으나 증권투자손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전체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금리 변동과 국제 정세 등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채권형 펀드를 포함한 전체 펀드시장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자산운용사의 재무·손익현황을 꾸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