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침체와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자 마트·슈퍼마켓 마감 세일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영국의 유통업체 테스코가 소비자 부담을 덜어내고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13일(현지시각) 인디펜던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테스코는 일부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저녁 9시 30분 이후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에 ‘0파운드’로 표시된 노란색 스티커를 붙여 고객이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정확히는 임직원과 자선단체에 먼저 제공한 후 남은 것에 대해 공짜 스티커가 붙는다.
제품 가격을 정상가 대비 낮추는 마감 할인에만 고객이 몰리는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기존에는 최대 90%까지만 할인해 줬다.
테스코 관계자는 “우리는 식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항상 모색해 왔다”며 “매장에서 팔리지 않은 식품을 자선단체와 지역사회 단체에 제공해 매월 수백만명 분량의 식사를 기부해 왔고, 일부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공짜 스티커) 시범 사업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테스코는 지난 2023년 탄소 절감 목표를 설정했다. 오는 2025년까지 매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품 폐기물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지난달 테스코의 식품 폐기물을 처리하는 협력업체가 혐기성 소화(무산소 상태에서 식품을 분해해 연료로 태울 가스 생성) 방식을 사용해 결과적으로 폐기물이 예상만큼 감소하지 않았다. 이에 테스코는 식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품목을 할인해 주는 시도는 현재 여러 나라에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훼미리마트는 눈물을 글썽이는 캐릭터가 ‘도와주세요(たすけてください)’라고 외치는 스티커로 소비자의 관심을 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마트가 오후 8시부터 식품에 최대 할인율 40%를 적용한다. 롯데마트 역시 지점별로 재고에 따라서 마감 할인 시간을 정하고 최대 40%를 깎아 준다. 동원F&B와 오뚜기도 소비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모아서 아웃렛을 열고 있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도 폐기 직전 상품을 세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