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진욱이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가 던지는 것까진 보고 정해야지.”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58)은 12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일요일(15일) SSG 랜더스전에는 나균안이 선발로 던질 예정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욱이가 던지는 것까지 보고 난 뒤 그날 누가 선발로 던질지 정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롯데는 최근 부진한 에이스 박세웅을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뒤, 나균안을 박세웅의 다음 등판 차례인 15일 인천 SSG전의 선발 후보로 생각했다.
이에 따라 12일 등판할 예정이던 나균안 대신 김진욱이 선발로 나설 기회를 얻었다.
김 감독은 이날 김진욱의 투구수를 70~80구 정도로 정한 뒤, 투구 내용이 합격점을 받으면 15일에도 기회를 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김진욱에게도 이번 선발등판은 천금같은 기회였다.
올 시즌 4선발로 출발한 그는 시즌 첫 4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ERA) 8.69(19.2이닝 20실점 19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 1.83에 그치며 불펜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김 감독은 불펜에서 기회를 엿보던 김진욱에게 4월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개월 24일(54일) 만에 선발등판 기회를 줬다.
지난해 왼 팔꿈치 인대 부분 파열로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철회한 김진욱에게도 이날 경기는 놓쳐선 안 될 기회였다.
멀리 내다봤을 때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병역특례를 받는 시나리오까지도 염두에 둬야 했기 때문이다.
롯데 김진욱이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김진욱은 55구로 2이닝 9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6실점으로 다시 한번 물음표를 남겼다.
4사구는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지만, KT 타자들을 이겨낼 힘이 다소 모자랐다.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1루선 최근 물오른 타격감의 안현민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던진 회심의 슬라이더를 통타 당했다.
안현민은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낮게 잘 제구된 슬라이더를 퍼 올려 담장을 넘겼다.
0-2로 뒤진 2회말 2사 1·2루선 김상수에게 스트라이크존 복판에 몰린 직구를 던졌다가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계속된 2사 1·3루선 안현민에게 연타석 홈런까지 허용했다.
이번에도 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를 잘 노린 공이었지만, 시속 145㎞의 직구로는 안현민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잠시 불펜에 있을 때에는 김 감독으로부터 “구위가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지만, 다시 선발로 나선 직후 구위로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롯데 김진욱이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15일 나균안이 선발로 던진다면 뒤에 김진욱을 붙여 기용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과 오늘(12일) 등판은 관계없다”고 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친 김진욱에게 다시 한 번 선발로 던질 기회가 주어질지 궁금하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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