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이어 이번엔 사찰음식…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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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사업단장 만당 스님
“한식 원형 간직한 전통 음식
국가유산청 작년 타당성 조사
국가무형유산 등재도 기대”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한국의 사찰음식은 불교 음식 문화를 넘어 한식의 원형을 간직한 전통 음식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웰빙 음식이고요.”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연등회에 이어 ‘사찰음식’의 국가무형유산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한국 불교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유산에,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인 만당 스님(사진)은 5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사찰음식은 국가무형유산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조계종뿐만 아니라 천태종 등 타 종단의 사찰음식과 템플스테이를 함께 관리, 감독하고 있다. 만당 스님은 “국가유산청이 지난해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한 바 있어 올해 위원회 심사가 열리면 국가무형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위원회 심사는 통상 2, 3월에 열리는데, 올해는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사찰음식은 불교의 한반도 전래 이래로 1700여 년 동안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구체적인 표준화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불교문화사업단은 2009년부터 전국 사찰과 스님들을 만나 사찰음식 현황을 조사해 왔다. 불교 경전과 고문헌 속에 나오는 사찰음식을 연구, 재현하는 등 사찰음식 체계화 작업도 해오고 있다.

만당 스님은 “사찰음식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된장, 간장 등 장과 사찰에서 재배한 식재료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식당 등에서 대중화하려면 비용적 측면 등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라며 “인공조미료와 향이 강하고 자극적인 오신채(五辛菜·달래 마늘 부추 파 양파)를 사용하지 않아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자주 찾기 쉽지 않다는 점도 대중화의 숙제”라고 말했다.

불교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사찰음식 홈페이지에서 100여 종에 이르는 레시피와 만드는 법을 담은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출가자 감소는 사찰음식 보전과 전승에도 큰 타격입니다. 절마다 이어져 내려온 독특한 음식 문화를 이어갈 사람이 없어지니까요. 그래서 더 사라지기 전에 국가적 차원에서 기록하고 전승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당 스님은 “사찰음식은 한 사찰, 한 종단의 음식문화가 아니라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 한식 문화”라며 “국가무형유산 등재는 우리 음식 문화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이를 전승,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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