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범’부터 ‘파과’까지…웰메이드 女주연 영화 몰려 온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작 중 60%가 성평등 점수에서 합격점을 받고 할리우드에서도 흥행작 100편 중 54편이 여성 주연작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전 세계 영화계에 ‘여성 파워’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개봉 예정인 여성 주연 한국 영화 기대작이 관객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월 개봉한 송혜교·전여빈 주연의 오컬트 호러 ‘검은 수녀들’이 누적 관객 166만 명을 모아 손익분기점(160만 명) 돌파에 성공하며 흥행한 가운데, 이 기세를 이어갈 여성 주연 영화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진 분위기다.

‘검은 수녀들’의 배턴을 가장 먼저 이어받을 영화는 12일 개봉한 ‘침범’이다. 곽선영 ·권유리·이설 세 여성 배우가 주연을 맡은 것은 물론 여성 감독인 김여정 감독이 이정찬 감독과 공동 연출했다.

영화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지고 태어난 딸로 인해 일상이 망가져 가는 엄마(곽선영)와 20년 후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침입자로 인해 불안감에 휩싸이는 여자(유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물론, 하와이, 피렌체 등 국내외 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일찌감치 “20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벌어지는 인물 간의 관계와 균열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5월에는 이혜영이 원톱 주연으로 나선 ‘파과’가 극장에 걸린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40년간 활동한 레전드 여성 킬러 조각이 미스터리한 킬러에게 쫓기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스릴러로, 60대 중년 여성 킬러 캐릭터를 내세운 유례없는 독특한 작품으로 호기심을 끌고 있다.

개봉에 앞서 지난 2일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돼 극찬을 이끌었다. 특히 미국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데일리는 “강렬한 액션과 감성적 요소가 묘하게 어우러지며 오케스트라 음악은 압도적이다”며 “특히 60대 주인공 캐릭터는 영화계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인상적이다”고 평했다.

최지우가 원톱으로 이끄는 상반기 개봉 예정 영화 ‘슈가’도 눈길을 끈다. 1형 당뇨 판정을 받은 어린 아들 동명을 위해 고군분투하다 세상을 바꾸어 버린 워킹맘 미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실제 주인공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여성 배우들과 여성 감독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경주기행’ 역시 기대작으로 꼽힌다. 막내딸을 살해한 범인의 출소 소식을 듣고 복수를 위해 경주로 떠난 네 모녀의 특별한 가족 여행기를 그린 영화로, 이정은·공효진·박소담·이연이 주연을 맡았다. 독립영화 ‘갈매기’로 호평을 들었던 김미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