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갓비디아'…"내 계좌 살려줘서 고마워" 잔칫상 벌어졌다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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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으로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을 일단 진정시키는 모습이다. 사상 최대 실적일 뿐 아니라 4분기 가이던스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당장은 AI 관련 주식들이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퍼졌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거듭 AI 칩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시장도 다시 한번 AI 강세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거품 우려가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빅테크들이 AI 반도체 선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엔비디아 칩 수요가 크다고 해도 결국 선반 위의 재고로 쌓일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매출 전년 대비 62% 증가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3분기(2025년 10월 26일 종료) 실적에서 매출 570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직전 분기 대비 22%,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 사업 외의 다른 부문에서도 고른 성장을 보였다. 우선 게이밍(GPU 게임용 칩) 부문 매출은 43억 달러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또한 영화·디자인·3D 작업용 그래픽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페셔널 비주얼라이제이션 부문 매출은 7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6% 급증했다.
자율주행 칩과 로봇용 AI 플랫폼을 포함하는 자동차·로보틱스 부문 매출도 5억9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2%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AI 컴퓨터 확산, 엔비디아 주도의 AI 생태계 확대, 자율주행 플랫폼 하이페리온 10 공개 등도 각각 성장을 뒷받침했다. 엔비디아는 2027년부터 우버와 협력해 10만 대 규모 레벨4 로보택시 네트워크 구축 계획도 제시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37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배당을 집행했다. 3분기 종료 시점 기준 622억 달러의 잔여 자사주 매입 한도가 남아 있다. 다음 배당은 12월 26일, 주당 0.01달러 규모로 지급된다.

거품 우려에 “우리 관점은 달라”

젠 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AI 버블에 대한 말들이 많지만, 우리의 관점에서 보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는 “AI 가속기 수요는 매우 강력하며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가속기란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추론하기 위해 설계된 고성능 연산 장치(칩·시스템)를 뜻한다.

엔비디아는 올해 인텔과 AMD의 연간 매출을 합친 수치를 뛰어넘는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불과 3년 전보다 분기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가 언급한 5000억 달러보다 더 높은 매출 달성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그 숫자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AI 거품 우려 여전

엔비디아의 호실적으로 AI 거품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앞서 10월 말부터 11월 초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피터 틸, 마이클 버리 등이 엔비디아 지분을 대규모 매도하거나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중국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 한 것도 리스크다. 크레스 CFO는 “우리는 4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중국의 데이터센터 등 매출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주요 고객사와 체결한 대규모 공급·투자 계약이 인위적인 수요를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최대 1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일각에서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과잉 투자 우려도 여전하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 대형 테크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GPU 클러스터와 AI 서버를 구축하면서, 실제 서비스·수익화 속도가 하드웨어 투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AI 반도체의 감가상각이 회계 장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 조사기관 이마케터의 제이컵 본 애널리스트는 이날 로이터에 “GPU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이지만, 전력·부지·전력망 같은 물리적 제약이 이런 수요가 실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는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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