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세 번째로 금은비 '100 대 1' 돌파…은값 상승하나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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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21 17:15 수정2025.04.21 17:15

역사상 100 대 1을 돌파한 금은비 / 블룸버그,파이낸셜센스

역사상 100 대 1을 돌파한 금은비 / 블룸버그,파이낸셜센스

미국발 세계 관세 전쟁 여파로 올해 들어 금값이 급격히 상승해 금값 대비 은값 비중을 뜻하는 ‘금은비’가 100 대 1을 넘었다. 금은비가 100대 1을 넘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은값이 금값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5월물 은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32.94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초 잠시 29달러대까지 내려간 것을 빼면 3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6월물 금 선물은 장중 온스당 34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시장에서 금 선물은 올 들어 30% 이상 오르며 계속 상승세다.

이에 따라 금은비는 지난 4일부터 100 대 1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금 1온스를 은 100온스 이상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세기 이후 역사적으로도 금은비가 100 대 1을 넘은 것은 1991년과 202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2020년은 코로나19 때로 국제 은값이 급락하면서 발생했다. 미국 CNBC는 “금은비는 일반적으로 60~70를 유지해왔다”며 “금과 은의 가격비가 극단적으로 벌어진 것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은의 잠재적 투자 기회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금값이 상승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금값 랠리도 트럼프 대통령이 수개월간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해임을 추진해왔고,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은은 귀금속 외에 산업용 수요로도 널리 쓰여 경기 침체에 취약하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금은비는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다”며 “현재의 높은 금은비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다니엘라 하손 캐피털닷컴 수석시장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은 소비국이고 은은 반도체, 태양광 패널, 전기차 등에 핵심 소재로 쓰인다”며 “미국의 고율 관세가 은 수요를 낮춰 은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미·중 관세 협상이 이뤄지면 은 가격은 꾸준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산업 분야의 은 수요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은 수요는 작년과 비교해 1%가량 줄어든 11억4800온스로 추산되지만, 이는 인도·중국에서 보석류와 은식기 소비가 각각 6%, 16% 감소한 탓이다.

박 연구원은 “은의 산업용 수요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6억8050만 온스를 기록했고 올해도 데이터센터, 전기차, 태양광 등 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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