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작업 특성상 온열질환 위험↑
휴식 의무 제공 등 안전 관리 만전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8도까지 치솟는 등 때 이른 폭염이 이어지자 건설업계가 근로자의 온열질환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야외 작업이 많은 건설현장 특성상 근로자들이 온열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래 지난 8일까지 응급실에 방문한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1228명이다.
이는 2011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1000명에 도달한 것이다. 이 중 사망자는 8명이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환자 수는 약 2.5배, 사망자는 2.7배로 늘었다.
온열질환자는 지난달 28일 이후 전국 평균 최고기온이 31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일 하루에만 238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일일 온열질환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2018년 8월 3일 이후 약 7년 만이다.
건설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실외 작업이 많은 건설업은 그 특성상 폭염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실제로 올해 온열질환자 발생 장소는 대부분 실외(81.1%)였다. 특히 작업장(28.7%), 논밭(14.4%), 길가(13.9%) 등에서 야외활동을 하는 중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혹서기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6~9월을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하고 수분 공급, 차광 조치, 휴식 제공을 의무화했다. 각 현장에 수박화채, 빙과호, 이온음료, 쿨토시 등 무더위 극복용 물품을 지급하며, ‘혹서기 열사병 예방 슬로건 공모전’ 등 안전보건 인식 제고 활동도 병행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년 여름 ‘HDC 고드름 캠페인’을 시행한다. 식염 분말이 포함된 냉각 음료, 팔토시·넥쿨러 등 보냉 장구, 선풍기 조끼를 제공하고 있으며, 실외에 고드름 쉼터를 설치하고 지하 등 고온다습한 작업장에는 환기팬과 산업용 에어컨 등 온습도 조절 장비를 비치한다.
DL이앤씨는 ‘사칙연산 폭염 대응 캠페인’을 통해 여름철 안전관리를 진행 중이다. 안전보건공단의 혹서기 5대 기본 수칙에 기반해 물·염분 더하기, 폭염 시간 야외작업 빼기, 그늘·휴식·보냉장구 곱하기, 근로자 건강 관심·정보 나누기 등으로 구성했다.
호반건설은 ‘31 STEP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체감온도 31℃ 이상 시 그늘에서의 휴식(Shade), 체온 및 건강 상태 확인(Temperature), 전해질 및 수분 보충(Electrolyte), 증상 발생 시 작업 중지(Pause) 등을 실천한다.
현장 작업구간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휴게시설과 현장 곳곳에는 이동식에어컨을 비치했다. 오후 1~3시에는 근로자의 체온 및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체감온도 31도부터 강제 휴게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전 현장 근로자들에게 냉수와 식염, 보냉장구를 제공하는 동시에 냉방장치와 그늘막이 설치된 휴게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체감온도 31도 이상 시에는 작업시간을 조정하고, 33도 이상일 경우 2시간마다 20분간 휴식 부여, 35도 이상에서는 고강도 옥외작업 제한 등의 온열질환 예방 대책도 병행한다. 근로자가 위험을 느낄 경우 즉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 사용도 적극 장려한다.
포스코이앤씨는 ‘혹서기 비상대응반’을 구성하고 일일 기상 모니터링과 단계별 대응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휴게시설을 현장에 설치했고, 휴게시설 설치가 어려운 현장에는 버스를 이용한 ‘찾아가는 이동 쿨 쉼터’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체감온도 기반 건설현장 폭염 관리 대책’을 시행 중이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지면 외부 작업을 전면 중단한다.
이를 위해 현장 작업 장소에 체감온도 측정기 비치를 의무화하고 2시간마다 온도를 측정하도록 한 뒤 결과를 전광판과 카카오톡 메신저 등으로 실시간 전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