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대법·법무부 이어 시민단체 6곳도 기자회견
'경찰 장윤기 부실수사' 파장
수사기관 견제 목소리 커져
여성폭력 전건송치 도입 등
보완수사 폐지 대안 제시도
민변 형소법 개정 설문조사
응답자 3명 중 2명 "존치해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정부·여당 주도로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비롯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사 중인 가운데, 검찰 수사권 박탈이 낳을 후폭풍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대법원과 법무부가 국회에 반대 의견을 제출한 데 이어 여성 시민단체도 "형사소송법이 피해자 권리 침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3일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를 비롯한 6개 여성 시민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경찰의 부실수사에 따른 피해자 권리 침해를 보호하기 위해 수사 정보에 대한 접근성 강화, 여성폭력 전건송치 제도 도입 등을 주장했다.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형사소송법 개정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주요 여성폭력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형사절차에서 소외되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수사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예전에도 공판 검사가 사건 내용 파악을 제대로 안 해 반대신문을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수사권이 사라진다면 이런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 받아들여질지 모르는 이의신청 대신 '여성폭력 전건송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형사소송법은 검찰의 잘못된 수사·기소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개혁"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현장의 목소리가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변협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검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제한적 보완수사권을 유지하고, 전건송치 제도의 재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협은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중대한 판단 누락과 증거인멸 정황이 모조리 묻힐 뻔했다"며 "이 사건은 수사기관 간 견제 장치로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전건송치 제도 역시 부실수사와 사건 누락을 막기 위한 이중 점검장치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보 성향의 변호사 단체인 민변도 최근 회원 설문조사를 토대로 보완수사권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민변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회원 4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7일 공개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안에 관한 의견조사'에서 응답자의 45.9%는 '부분 존치', 21.1%는 '전면 존치'에 찬성했다.
전다운 민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의 수사권 남용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확실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반대 논의에 불을 붙인 것은 장윤기 살인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부실수사다. 이날 경찰청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장윤기 사건에 대해 증거은닉 혐의를 받는 담당 수사팀장·팀원, 광주경찰청 형사과 및 광주광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 7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자경 기자 / 성채윤 기자]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