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큼의 시간이 우리를 변하게 할까[윤덕원의 가사의 재발견]

1 week ago 17

윤덕원 가수·‘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 저자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 시절 창원시로부터 받은 ‘20년 이상 거주 가구 기념패’가 아직 부모님 댁에 놓여 있다. 지금 두 분은 당신들의 고향인 창녕에 계시고 나는 서울에서 지내고 있지만, 우리 가족이 함께 보낸 시간의 초침은 여전히 그곳을 향해 있다. 그러나 대학 진학 이후 타지 생활을 이어오며 이제는 서울에서 지낸 시간이 더 길어졌다.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시간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고향은 고향대로 의미가 깊지만, 이제는 지금의 보금자리로 삶의 중심이 옮겨 왔음을 느낀다. 여전히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창원이라 답하면서도, 어느 순간 정체성의 추가 서울로 완전히 넘어가 버리는 때가 올까 봐 문득 낯선 걱정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편하게 이야기하지만, 사실 오랜 시간 고향을 많이 그리워했다. 떠나온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군 복무 중 집안 사정으로 급하게 이사를 하게 되었고, 그 사실을 나중에야 부모님을 통해 들었다. 휴가를 나왔는데도 돌아갈 집이 없다는 것은 쓸쓸하고 이상한 경험이었다. 부모님의 낡은 시골 셋집으로 채 옮겨 가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물건들. 그 물건들이 차지했던 공간만큼의 공허한 부피가 마음속을 오래 차지하고 있었다. 언젠가 당연히 돌아갈 줄 알았지만 이제는 영영 그럴 수 없게 되었다. 뜸해지는 방문 횟수만큼 내가 기억하는 고향의 풍경도 옛 모습에 멈춰 있다. 처음 서울살이를 시작할 때 김동률의 노래 ‘2년 만에’를 자주 들었다. 머나먼 타국에서 유학하며 남겨둔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애틋해 자꾸만 손이 갔다. 그때만 해도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떠나는 일은 다시 닿기 힘든 세계로의 단절처럼 느껴졌다. 주말이나 방학 때 버스나 기차를 타면 ‘두 달 만에’라도 집에 돌아갈 수 있었던 나로서는 사치스러운 이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떠나온 다음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님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향을 떠나온 지 2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데 2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참 짧은 시간이다. 얼마큼의 시간이 흘러야 우리는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다 끝내 새로운 일상에 익숙해지게 될까. 2년 만에 돌아왔으나 마지막 모습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동률의 노래처럼 딱 그만큼일까. 아니면 3년의 공백을 기다릴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입영열차’ 속 고백이 맞는 걸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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