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준일]트럼프의 ‘빵과 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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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배당금 공약’이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승리하면 모든 성인에게 5000달러(약 670만 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들어갈 예산이 1조3500억 달러(약 187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우리나라 내년도 예산안(820조 원)보다 1000조 원 이상 더 크다. 무역 상대국에서 관세를 걷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데 미국의 연간 관세 수입은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2000억 달러 수준이다. ▷트럼프의 현금 약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그는 정부효율부(DOGE) 활동으로 예산이 절감되면 소득세를 내는 7900만 가구에 가구당 5000달러씩 수표로 주겠다고 했다. 같은 해 11월에도 관세로 재원을 마련해 고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미국 성인에게 2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둘 다 실행되지 않았다. 장담했던 만큼 예산을 절감 못 했고, 관세로 걷은 돈도 충분하지 못했다. ▷이번엔 선거 국면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고유가로 신음하던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더 크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1년 만에 25%, 난방유는 40% 가까이 올랐다. 엉뚱한 전쟁을 일으켜 물가 폭등을 일으킨 당사자가 노골적인 매표 카드를 꺼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의 우군들도 고개를 가로젓는다. 친트럼프 성향인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조 론즈데일은 X(옛 트위터)에 “대중을 뇌물로 달래려는 ‘빵과 서커스’식 행태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시민의 불만을 돌리기 위해 식량(빵)과 오락거리(서커스)를 제공하던 고대 로마의 폭정에 빗댄 것이다. 반면 생활비 부담을 줄여줄 것이란 시민 반응도 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불리한 선거 판세에서 빵으로 표를 사려 했던 시도는 적지 않게 있었다. 2023년 태국 ‘탁신계 정당’ 프아타이당은 총선을 앞두고 성인 5000만 명에게 1만 밧(40만 원) 상당의 디지털화폐 지급을 약속했다. 2022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지지율이 뒤지자 대선 직전 저소득층 현금 지원을 늘렸다. 태국은 중앙은행의 반대로 선거 후 지급 규모를 축소했다. 예정대로 돈을 푼 브라질은 물가 폭등을 겪었다. ▷다른 나라들의 현금 지급은 국내 경제 충격 정도로 멈추지만 미국은 다르다. 막대한 달러를 국채 발행으로 마련하고, 또 시중에 풀면 전 세계 금리, 환율에 쇼크가 올 수 있다. 대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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