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니티 지분 사들인 현대커머셜…현대카드 계열분리설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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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커머셜 주요 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PEF) 어피니티파트너스가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자금 회수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영 분리 이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현대차의 금융계열사 분리설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어피니티 지분 사들인 현대커머셜…현대카드 계열분리설 재점화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회사의 주요주주인 센츄리온 리소스 인베스트먼트 유한회사로부터 지난 9일 자사주 53만5400주를 사들였다. 이번에 센츄리온 리소스가 현대커머셜에 양도한 지분의 금액 총 200억원 규모로 전체 회사 지분의 2.01%로 해당한다.

센츄리온 리소스는 어피니티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로 현대커머셜 지분 2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번 거래로 센츄리온 리소스의 지분은 22.99%로 낮아졌다.

현대커머셜 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을 낮추고 그룹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에 취득한 자사주는 이르면 이달 중 소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주 소각 이후에는 어피니티는 3대 주주로 내려오고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와 정태영 부회장 내외의 지분율은 소폭 상승하게 된다. 현대커머셜은 지난 2007년 현대캐피탈의 산업재 부문을 양수해 설립된 회사다.

어피니티는 지난 2018년 현대커머셜의 유상증자에 참여, 1417억원을 투입해 지분 25%를 확보했다. 앞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현대카드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FI로 참여해 푸본금융과 현대커머셜로 지분 이동을 연착륙시키는 '백기사' 역할에 나선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정태영 부회장 내외가 현대커머셜을 통해 현대카드에 지배력을 키우면서 계열분리설이 번진바 있다.

이렇다 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어피티니의 지분 매각이 단순 자금 회수보다는 현대커머셜을 비롯한 현대카드의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특히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이 올해 초 현대차 계열 금융사와는 독자적으로 출자해 별도의 자산운용사인 현대얼터너티브까지 설립한 만큼 계열 분리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다. 현대커머셜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애당초 현대얼터너티브가 현대차증권이나 현대캐피탈 등 현대차가 완전히 지배력을 확보한 금융사가 아닌 현대카드와 커머셜이 설립한 회사라는 점에서 출범 단계부터 계열 분리를 위한 행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어피니티의 투자금을 회수해 주는 동시에 현대차가 보유한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지분을 차차 정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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