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관세 폭탄’에도 미국 내 중소형 자동차 가격 변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가격에 민감한 엔트리급 소형차에 관세를 반영하면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무뇨스 사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하룻밤 사이에 엄청난 폭의 (가격) 인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지난 3일부터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차값이 급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시장 움직임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무뇨스 사장은 관세에 따른 자동차 가격 상승은 고급 모델에 한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엔트리급 차량 가격이 3000~4000달러(약 427만~570만원)씩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엔트리급을 사는 고객은 가격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차값이 급등하면 차를 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일단 오는 6월 2일까지 미국 내 차값을 동결하기로 했다. 그는 6월 2일 후에도 가격을 크게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차값이 6만5000달러(약 9200만원) 수준인 제네시스 등 고가 차량은 관세 부담이 커 일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21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관세가 부과된 것과 관련해서는 “현대차그룹은 보조금이나 관세 때문에 움직인 것이 아니다”며 “우리에게 미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