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같은데 매장마다 음식 퀄리티가 차이 나는 ‘점바점’(점포 바이 점포) 현상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고질적 문제다. 푸드테크기업 고피자의 이범진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이 문제를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로 풀겠다고 나섰다. 이 CTO는 15일 “초보 사장도 수준 높은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고피자의 AI 토핑 시스템 ‘고비전’은 AI가 피자 조리 과정을 실시간 분석해 직원에게 토핑 양, 위치 등을 안내하는 기술이다. 직원이 피자 도우에 소스와 재료를 올리면 테이블에 설치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AI가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예컨대 토핑이 덜 들어간 조각이 있는지, 치즈가 균일하게 뿌려졌는지 등을 파악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각 매장에서 피자별 점수는 물론이고 하루평균 점수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피자 맛을 고르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라며 “고비전을 활용해 각 매장에서 ‘이달의 우수 직원’ 같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CTO는 고비전 개발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데이터 수천 개를 수집한 뒤 전용 AI 모델을 파인튜닝했다. 맛있는 피자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AI에 학습시켰다. 매장 내 위생 수준도 AI가 자동으로 체크한다. 직원이 휴대폰을 조리대에 올리면 AI가 바로 감지하는 식이다. 그는 “위생 점수도 AI가 채점해 실시간으로 반영한다”며 “점주들은 위생 기준 위반 여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