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가계대출 한도, 상반기에만 85% 소진
올 들어 빚투·내집마련 급증
가계대출 순식간에 불어나
자금조달 문턱 높이는 은행들
주담대·신용대출 속속 축소
5대 시중은행이 상반기에만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의 85%를 소진하면서 은행권 전반에 '대출 셧다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하반기 대출 절벽이 현실화할 경우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 2곳이 이미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초과한 상황이다.
이 중 한 시중은행은 연간 증가 여력의 2배에 가깝게 대출 잔액이 불어나고 있다. 이 은행은 하반기에 잔액을 8000억원 넘게 줄여야 당국으로부터 부여받은 총량 관리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 기존 차주들이 대거 상환하지 않는 이상 신규 대출을 쉽게 내줄 수 없는 상황이다.
◆ 은행마다 가계대출 관리 '비상'
이미 각 은행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당국과의 협의하에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주택담보대출(전세·집단대출 포함)과 기타대출(신용대출 등 주담대 외 가계대출)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는데, 각자 부여받은 대출 유형별 목표치에 맞춰 대출을 조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대출 잔액 증가 여력 9092억원을 모두 기타대출에 사용하기로 했다. 주담대는 오히려 연간 4172억원을 줄이고, 이 금액만큼을 기타대출에 배정해 기타대출을 1조3246억원 늘리기로 금융당국과 협의했다. 최근 주택구입자금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는 초강수를 둔 것도 당행의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서 주담대 잔액을 대폭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들은 주담대보다 신용대출 관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가계대출 증가 여력 8500억원에 대해 기타대출(3484억원)보다는 주담대(5016억원)에 더 비중을 뒀다. 하나은행은 주담대 5706억원·기타대출 3099억원, 우리은행은 주담대 5266억원·기타대출 3000억원, NH농협은행은 주담대 5200억원·기타대출 3500억원 등으로 배분해 관리하기로 당국과 협의가 돼 있다. 이에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제한하거나 마이너스통장 만기 연장 시 한도를 감액하는 식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힘쓰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3일부터 신규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를 연 소득과 관계없이 모두 1억원으로 줄였다.
◆ 가계부채 뇌관 '마통'
다만 은행들의 대출 봉쇄 노력과 무관하게 가계대출은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차주들이 언제든 한도 내에서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 차주들이 한도 내에서 아직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53조1383억원에 달한다. 이미 약정을 통해 한도가 뚫려 있는 마이너스통장의 미사용 금액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도 무관하고 금융당국으로서도 규제할 방법이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추이를 지켜봐야겠으나, 그만큼 신규 대출을 더 과감히 틀어막거나 만기 시 한도 축소폭을 더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가계대출 축소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대출 잔액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서만 9일까지 벌써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1968억원)보다는 신용대출 잔액(7815억원)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시 활황에 따른 마이너스통장 수요가 줄어들지 않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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