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때만큼 높아진 주담대 금리…‘변동형’ 불안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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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6.6.8 ⓒ 뉴스1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6.6.8 ⓒ 뉴스1
직장인 고려훈 씨는 신혼집을 사면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 했다. 이르면 이달부터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변동형 대출을 받으면 금리가 수시로 오를 것만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5년 고정형 상품의 금리가 연 5%를 훌쩍 넘자 생각을 바꿨다. 고 씨는 “변동형 금리가 더 높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고정형보다 1%포인트가 낮아서 앞으로 금리가 뛸 부담을 안고서라도 변동형을 택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금 경색을 낳았던 ‘레고랜드 사태’ 때만큼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며 일찍이 시장 금리가 올라간 데다 대출 총량 규제 영향으로 은행들이 금리를 낮게 유지할 유인이 없어진 영향이다. 정부는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인상될 것인 만큼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정책을 활성화해 서민들의 금리 부담을 낮출 방침이다.
14일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 따르면 이날 현재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7.4%로 집계됐다. 상단 기준으로만 보면 레고랜드 사태 때인 2022년 10월(연 5.3~7.4%)에 근접했다. 당시 강원도가 지급 보증한 레고랜드 관련 PF 어음이 부도 처리돼 시장이 경색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른 이유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해 시장금리가 먼저 오른 점을 꼽는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은행채(무보증 AAA) 금리는 13일 기준 4.372%로, 지난달 말보다 0.13%포인트 높아졌다.

아울러 은행별 연간 가계대출 증가분을 제한하는 ‘대출 총량제’ 영향도 있다. 은행들이 대출을 줄여야 하다 보니 고객 유치를 위해 금리를 낮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빚내서 집 사는 수요가 늘면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줄일 유인이 사라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하반기(7~12월)가 이제 시작됐지만 5대 은행 중 3개 은행은 이미 올해 가계 대출 목표치를 초과했다.

최근 주식 시장으로의 ‘머니 무브(자금 이동)’도 한몫했다. 은행들은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를 인상하게 됐고 이에 따라 예금 금리의 재원인 대출 금리도 자연스럽게 상승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수요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우세해도 변동금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6개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02~6.37%다. 상단 금리가 5년 고정형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낮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금리 상승기에 대비해 4분기(10~12월) 중 변동금리 대출의 장기·고정금리 전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당장 고정금리를 선택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낮아져 물가 인상 압력이 낮아져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드니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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